이에 따라 내년 초 던힐과 메비우스 등 가격이 2000원대에 머무른 수입담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관련업계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KT&G(033780)와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24일 내년 1월1일부터 담배 가격을 일제히 2000원씩 인상한다고 기획재정부에 신고했다. 세금 인상 이외의 추가 가격 인상은 포기했다.
하지만 BAT코리아와 JTI코리아는 아직 기획재정부에 담배 가격 변동을 신고하지 않았다. 본사와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담배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담배 회사들이 담배 가격을 1월1일부터 올리려면 24일까지 신고를 마쳐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가격을 올릴 수 없다. 내년 1월1일이 되더라도 BAT코리아의 던힐과 JTI코리아의 메비우스 등의 담배는 여전히 2700원과 2500원에 팔린다는 뜻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2000원대 담배와 가격이 오른 4000원대 담배가 함께 판매될 경우 소비자들이 던힐과 메비우스 등을 집중적으로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매점주는 4~5일만 기다리면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려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제품 판매에 소극적일 수 있다.
그렇다고 1월1일부터 세금이 붙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일제히 2000원씩의 세금이 붙지만, 판매가격을 며칠동안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BAT코리아와 JTI코리아는 손해를 감내해야한다. 판매 가격 인상 때까지 담배 반출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BAT코리아와 JTI코리아가 2000원의 세금 인상분 이외에 추가로 가격을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011년 BAT코리아는 던힐 등 주요 담배 제품의 가격을 200원 먼저 인상한 바 있다.
이미 가격변동을 신고한 KT&G와 한국필립모리스는 추가 가격인 상을 포기하고 세금 인상분만을 올리기로 했다. KT&G는 가격인상에 따른 판매량 하락에 수익 감소가 예상됨에도 서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최소 수준의 인상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세금 인상에 추가로 가격을 올리면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KT&G는 2011년과 2012년에 외산 담배 회사들이 가격을 인상할 때도 가격을 동결하며 원가 상승분 등을 자체적으로 흡수한 바 있다.
한편 KT&G의 ‘에쎄’와 ‘레종’ 등 기존에 2500원에 팔리던 담배는 내년 1월1일부터 45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된다. 한국필립모리스의 ‘말보로’ 등 기존 2700원짜리 담배는 4700원에 판매된다. 다만 KT&G의 ‘다비도프’ 가격은 2000원이 아닌 2200원이 오를 예정이다. 라이선스와 가격결정권을 가진 임패리얼사가 값을 정했기 때문이다. 필립모리스의 초슬림 제품인 ‘오아시스’는 인상폭이 2000원 미만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