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원전에..6월도 전력수급 '아슬아슬'

기온 1도↑..원전 1개 추가 가동 필요
원전가동 중단..200만kW 전력수급 공백
  • 등록 2013-05-31 오전 10:05:04

    수정 2013-05-31 오전 10:05:0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원전 가동까지 중단되자 전력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의 경우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전력사용량은 120만㎾ 늘어난다. 원전 1기를 가동해 만들어내는 전력 생산량에 맞먹는 규모다. 공공기관과 사무실, 가정 등에서 선풍기, 에어컨 등 냉방기구 사용량이 늘면서 전력사용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한 어린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이데일리DB)
그런데 올여름은 예년보다 기온이 2~3도 더 높을 것으로 전망돼 전력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 엉터리 원전 부품 파문은 전력 상황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호기 등 가동 가능한 원전 3개가 멈춰 섰고 설계수명이 만료된 월성 1호기와 원자로 제어봉 안내관이 균열된 한빛(영광) 3호기, 증기발생기를 교체 중인 한울(울진) 4호기는 이번 여름에도 가동이 불투명하다. 8일에는 월성 3호기가 정비를 위해 추가로 가동이 중단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올여름에 전력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공급능력을 지난해보다 300만㎾ 늘린 8000만㎾로 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원전사태로 전력공급 능력을 다시 지난해 수준인 7700만㎾로 줄였다. 올여름 전력 최대수요는 7900만㎾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 원전 가동 중단으로 약 200만㎾의 전력수급 공백이 생기게 된 셈이다.

여기에 전력소비 증가 속도도 빨라져 전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전력소비 증가량은 5.6%인 반면, 전력설비 증설률은 4.1%에 그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2011년 2회에 불과했던 전력 수급 비상경보는 지난해 12회나 발령됐다.

한진현 산업부 2차관은 “단기적으로 공급을 대폭 보완할 수단이 없어서 상당한 수요 감축을 통해 수급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31일 최대전력이 6200만㎾ 초반, 최저 예비전력이 400만㎾ 중반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전력경보 ‘준비’ 단계를 예보했다.

예비전력량에 따라 단계별 전력수급경보가 발령되는데 400만㎾ 이상~500만㎾ 미만이 20분 이상 지속되거나 순간적으로 45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준비’ 단계가, 300만㎾ 이상~400만㎾ 미만이 20분간 지속되거나 순간적으로 35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

200만㎾ 이상~300만㎾ 미만인 상태가 10분이상 지속되거나 순간 250만㎾로 떨어지면 ‘주의’ 단계가, 100만㎾ 이상~200만㎾ 미만인 상태가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순간 150만㎾로 급감하면 ‘경계’ 단계가 발령된다. ‘심각’은 예비전력이 100만㎾ 미만인 상태로 5분 이상 지속할때다.

산업부 관계자는 “6월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고 해 사실 전력수급난은 이달 보다 내달에 더 심각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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