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 2세대 "시장 안착 만만치 않네"

`레바넥스·레보비르·엠빅스·펠루비` 등 고전..자이데나만 상승세
`스티렌·조인스` 등 천연물신약 고공비행
  • 등록 2010-02-23 오전 9:32:20

    수정 2010-02-23 오전 9:32:2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십이지장궤양·발기부전·관절염치료제 등 시장성이 높은 신약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동아제약(000640)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와 천연물신약 정도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을뿐, 최근 출시된 신약들은 발매 당시 받았던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23일 IMS 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발매된 신약중 `자이데나`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들은 시장성이 높은 분야에 진출, `돈 되는 신약`으로 평가받던 `국산신약 2세대` 약물이다. 이에 앞서 2005년 이전에 출시된 국산신약은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 등 시장성이 낮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 최근 출시된 주요 신약 매출 추이(단위: 백만원)

먼저 지난 2007년 유한양행(000100)이 자체개발신약 1호로 야심차게 내놓은 십이지장궤양치료제 `레바넥스`는 출시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레바넥스는  출시 첫해 100억원, 이듬해 149억원의 매출로 대형품목으로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년대비 19.3% 감소했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매출이 최소 5년 정도는 상승곡선을 그리는 일반적인 경우에 비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수백여 종류의 약물이 공존하는 관련 시장의 치열한 시장경쟁상황, 다른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 등이 레바넥스 성장세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원제약(003220)의 골관절염치료제 `펠루비`는 사실상 출시 첫해인 지난해 매출이 11억원에 불과했다. 대형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영업력을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펠루비와 같은 계열인 NSAIDs 계열 진통제가 이미 수백여개 제품이 시장에 있을 정도로 시장 진입 장벽이 두껍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치열한 시장경쟁도 한 요인이지만 시장 침투에 시간이 소요되는 종합병원을 타깃으로 설정하다보니 매출 확대가 더뎠다"며 "지난해 대부분의 종합병원에 진출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좋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케미칼(006120)의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는 출시 2년째인 지난해 매출이 30억원에 불과했다. 경쟁제품인 동아제약의 자이데나가 출시 첫해부터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더욱이 SK케미칼이 다른 대형제약사 못지 않은 강력한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적표는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초기 마케팅 전략에 차질이 생겨 기대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면서 "임상을 통해 입증된 제품력으로 올해는 엠빅스를 대형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산신약 11호인 부광약품(003000)의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는 출시 2년째인 2008년 17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불거진 미국발 부작용 악재를 겪은 뒤 주춤하고 있다. 

미국에서 임상 과정에서 근육병 부작용을 이유로 레보비르의 임상을 중단하자 부광약품은 레보비르의 국내 판매도 중단했으며 그 여파로 매출이 전년대비 7% 감소한 것이다.

레보비르는 판매중단 직후 매출이 전년대비 절반 정도로 추락했을 정도로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곧바로 반등에 성공, 추가 매출 하락을 피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반해 국산신약 10호인 동아제약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는 지난해 전년대비 24.0% 늘어난 175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돈 되는 신약`중 유일하게 이름값을 했다.

출시 이후 매년 두 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안정적인 상승세를 기록중인 자이데나는 올해 국산신약 최초로 매출 200억원 돌파도 유력할 전망이다.

이밖에 식약청이 지정한 신약으로 등록돼 있지는 않지만 국내사가 개발한 천연물신약인 동아제약의 스티렌과 SK케미칼의 조인스는 지난해 각각 708억원, 2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천연물신약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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