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아리랑보며 2차례 기립박수.. "손님으로서 예의"

[남북정상회담] ''아리랑'' 관람·답례 만찬
미군격파 부분 태권도 장면으로 교체 공연
김영남과 동석… 김정일 위원장 만찬에도 불참

  • 등록 2007-10-04 오전 9:59:26

    수정 2007-10-04 오전 9:59:26

[한국일보 제공]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은 결국 연출되지 않았다.
공연 관람 후 인민문화궁전에서 이어진 노 대통령 주재의 만찬에도 김 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를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대신했다.

노 대통령 내외가 3일 오후 8시 <아리랑> 공연 관람을 위해 평양 능라도 5ㆍ1경기장에 들어서자 관중은 일제히 함성이 터뜨렸고, 노 대통령 내외는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공연 팜플렛을 보며 노 대통령에게 공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노 대통령도 공연 내용을 질문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구슬픈 아리랑 노래로 공연이 시작되자 노 대통령은 공연에 깊이 빠져들었다. 노 대통령은 공연 도중 2차례 일어서서 박수를 쳤다. 공연 중간에 아동들이 공연을 마치면서 "아버지 장군님 고맙습니다"라고 구호를 외치며 노 대통령이 앉아 있는 귀빈석 쪽으로 달려오자 기립 박수를 보냈다.

또 공연 말미에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며 노 대통령을 향해 환호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손을 흔들었다. 이때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우리측 특별 수행원들도 모두 일어서 박수를 쳤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때 고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는 노래와 함께 '무궁번영하라 김일성 조선이여'라는 구호가 카드섹션으로 펼쳐졌다. 노 대통령은 박수를 친 것에 대해 "손님으로서 당연한 예의"라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북측은 공연 내용 가운데 인민군이 총검술 시범을 하면서 국군과 미군을 격파하는 부분을 태권도 장면으로 교체했으며, 군사 퍼레이드나 인공기를 표현한 카드섹션 등도 제외했다.

1시간 30분 동안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노 대통령은 곧바로 인민문화궁전으로 이동, 북측 인사들을 위한 답례 만찬을 베풀었다.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오늘 남북 정상회담은 시간이 아쉬울 만큼 평화와 공동 번영, 화해협력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익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 상임위원장은 답사에서 "남측 대통령이 육로로 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것은 6ㆍ15공동선언 이후 또 하나의 경이적인 현실로서 온 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남측 공식수행원 가운데 김만복 국정원장이 불참했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4일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할 합의문 작성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식사가 끝날 무렵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사회로 간단한 여흥 행사가 있었는데, 문씨는 행사 말미에 "김 상임위원장,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민족통일의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술잔을 들어달라"며 건배를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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