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59·가명)씨는 얼마전부터 연금을 받고 있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시점은 62세부터이지만 조기노령연금은 57세부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5년을 더 기다리면 수령액이 더 많아지겠지만 명예퇴직 이후 생활고에 연금을 미리 타기로 했다. 김 씨는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생활비가 필요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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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외에 기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연금이 나올 때까지 버티지 못해 앞당겨 지급받는 사람들이 그 만큼 많다는 의미다.
연금을 일찍 받으면 수령액이 최대 21%까지 적어질 수 있지만, 당장 생계를 위해 손실마저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있어 국민연금 고갈은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얘기일 수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말 쯤에는 50만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조기노령연금은 IMF 외환위기 이후 조기퇴직자가 많아지면서 연금 수급권자(10년 이상 가입자)가 정해진 국민연금 수급 연령보다 1년에서 5년까지 연금을 먼저 받는 제도다.
은퇴 뒤 소득이 없거나 일을 하더라도 소득이 적은 사람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09년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18만4608명으로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214만9168명)의 8.59%였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전체 수급자(303만5483명) 대비 15.44%에 달했다.
신승희 국민연금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연기연금과 조기노령연금의 기대연금액 분석’ 보고서에서 “조기연금은 일반적인 노령연금보다 최소 3%에서 최대 21%까지 적게 받는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늘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을 미리 받지 않으면 생활이 곤란한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연금 전문가들은 “조기연금이 당장의 생활고를 덜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제때에 노령연금을 받는 게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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