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큰 새우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대하(大蝦)철이 왔다.
대하는 겨울철이면 따뜻한 바다를 찾아 제주도 아래인 동중국해까지 내려간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 몸에 충분히 영양분을 섭취해야하는데 지금이 한창 때다. 그만큼 지금 가장 맛있는 대하를 먹을 수 있다.
대하의 별명도 있다. 해로(海老)다. 등이 굽은 모습이 허리가 구부러진 노인과 비슷하다고 달린 이름이다. 바다해(海)의 음이 함께 해(偕)와 비슷해 새우를 해로(偕老)한다에 빗대어 쓰기도 한다. 결혼잔치나 회갑연을 맞이한 그린 그림에 새우가 그려져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식 대하’는 대부분 ‘흰다리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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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산시장에 가보면 자연산 대하, 양식 대하, 중국산 대하 이렇게 3종류로 판매된다. 가격은 1KG당 각각 4만원, 2만5000원, 2만원대로 차이가 있다. 그냥 육안으로 보면 자연산 대하가 다른 두 종류보다 좀더 커 보이고, 나머지 둘은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연산 대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둘은 대하가 아닌 흰다리 새우일 확률이 크다. 흰다리새우는 태평양 연안이 원산지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중동, 중남미 등에서 양식을 많이 한다.
김정년 서해수산연구소 박사는 “대하는 그물로 잡는 순간 대부분 죽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양식하는 큰 새우는 대부분 흰다리새우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하와 흰다리새우는 어떻게 구별할까.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단순히 크기만으로 진짜 대하를 구별하긴 어렵다.
가장 쉬운 방법은 수조에서 헤엄치고 있는 큰 새우는 대하가 아니다. 대하는 특성상 잡히는 즉시 대부분 죽는다. 수조에서 생존하고 있는 새우는 대부분 양식을 한 흰다리새우일 확률이 높다.
두번째 특징은 대하는 흰다리 새우에 비해 이마에 있는 촉수(액각)이 주둥이보다 더 길게 뻗어 있다. 반면 흰다리 새우는 액각이 주둥이보다 짧은 편이다.
마지막 특징은 꼬리에 있다. 흰다리 새우가 보통 붉은 계열만 보일 뿐이지만 대하의 꼬리는 빨강, 노랑, 파랑 등 무지개색깔이 비친다. 일반 새우보다 훨씬 화려한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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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대하’ 팔면 단속대상?
수산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흰다리 새우를 ‘대하’라고 팔면 법 위반이 아닐까. 품종이 다른 만큼 문제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하는 예로부터 ‘큰 새우’를 의미했기에 딱히 대하로 명칭을 쓴다고 해도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게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흰다리새우’라고 명칭을 바꾸라고 지도는 하고 있지만 명백한 법 위반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산 흰다리새우를 국산 흰다리 새우로 파는 경우에는 원산지표시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 중국산 양식 새우가 국산 양식 새우와 종이 같기 때문에 유통업체에서 때로 불법행위를 저리르기도 한다.
허성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장항지원 주무관은 “소비자들이 대하를 살 때 원산지를 곡 확인하고 구매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박스채로 살 경우 대부분 원산지 표시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