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증시 상승 원동력 '동학개미운동' 이어지려면

코스피 3000 돌파 주역 '동학개미'
요구 부응한 상품 출시 하방 지지 역할 등 '기관' 노력 주문
증권거래세 폐지, 자본시장 과세 체계 합리적 개선도
  • 등록 2021-01-18 오전 7:41:09

    수정 2021-01-18 오전 7:41:09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로나19 이후 동학개미운동은 증시 역사상 가장 뜨거운 개인 투자자 열풍으로 평가된다. 수급의 주변인이 아닌 주체로서 코스피 3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 이들을 안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2일 74조4559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마지막 날 65조5227억원을 기록한 뒤 새해 들어 7거래일 만에 약 10조원이 유입된 것이다. 14일 기준 67조8236억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4년간 애널리스트를 하면서 처음 보는 강도”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동학개미는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시 말해 이제 이들이 없으면 주식시장은 큰 동력을 잃을 게 되는 것으로, 오랜 기간 투자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국내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 시장 참여와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 포트폴리오는 과거처럼 테마에 휘둘리는 형태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로 대형주 위주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이 오랫동안 갈망해오던 것으로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 모든 참여자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선 개인 투자자를 직간접적 고객으로 보유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역할 확대가 요구된다. 개인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상품을 적시에 만들어 출시하고, 증시 변동성이 커졌을 때 하방을 지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은 “개인 매수의 힘으로 코스피가 3000을 돌파했는데, 이제 자사운용자, 기관투자자의 역할과 책임이 더 막중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의 향후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이를 중장기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주기가 짧아지고 시장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에 맞는 상품 대응이 더 기민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개인은 시장을 이끌어가는 힘이기도 하지만 연기금 등 기관의 적절한 비중도 필요하다”며 “연기금을 바탕으로 한 기관 비중이 높아야 시장 쏠림을 최소화할 수 있는데, 그래야 개인투자자도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학개미운동은 가계 자산의 부동산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게끔 물꼬를 터준 계기로도 평가된다. 이같은 기회를 잡기 위해선 세제 혜택 확대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나재철 회장은 “증권거래세 폐지와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자본시장 과세 체계의 합리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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