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상한제 피하려 “일반분양 통매각”…정부 ‘제동’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임대사업자에 일반 분양분 통매각 추진
  • 등록 2019-10-09 오전 11:39:41

    수정 2019-10-09 오전 11:39:41

래미안 원베일리 조감도.
[이데일리 박민 기자] 강남 재건축 조합 등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일반분양분 통매각’ 등 묘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가 불허 방침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릴 모양새다.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원베일리’가 당초 일반분양을 계획했던 346가구를 통째로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매각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조합은 오는 10일까지 입찰을 마감한 뒤 매수할 법인이 나타나면 조합원 총회를 거쳐 이달 말까지 계약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단지가 일반분양분 통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분양가 상한제는 물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도 피해 최대한 ‘주변시세대로’ 일반분양분을 팔기 위해서다.

당초 이 아파트는 내년 3∼4월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철거중 구조·굴토심의가 발목을 잡으면서 일반분양이 내년 하반기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 때문에 내년 4월 말까지로 유예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특히 서둘러 철거를 마쳐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받는다. 이 경우 분양가는 3.3㎡당 5000만원 이하로 책정된다. 그러나 조합이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넘길 경우 3.3㎡당 6500만원 수준에서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법리 검토를 통해 즉각 제동을 걸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에서 조합원에 공급하는 주택과 보류지를 제외한 대지 및 건축물 등 체비시설 중 공동주택은 일반에 분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통상 ‘일반에게 분양한다’는 조항은 ‘일반에게 분양해야 한다’는 강행규정으로 유권해석하기 때문에 이미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일반분양분을 통매각 하기 위해서는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 등을 변경해야 하는 만큼 관련 인허가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 후 분양을 하려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정비계획에 이러한 내용을 반영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신반포3차·경남 조합은 아직 이 같은 정비계획 변경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임대 후 분양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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