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용산 랜드마크 매입에 정부 "부채우려" 메시지

코레일 "공사채 9000억원 발행해 빌딩 계약금"
정부 "빚 늘리지 말고 다른 자금 활용" 주문
  • 등록 2010-09-14 오전 9:30:41

    수정 2010-09-14 오전 9:30:41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코레일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내 랜드마크 빌딩 매입 계획에 대해 정부가 부채증가가 우려된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나타나,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 향방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14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코레일이 지난달 24일 총 4조5000억원 규모의 용산 랜드마크 빌딩 매입을 발표한 뒤 이달 초 관계자를 과천 정부종합청사로 불러, 빌딩 매입 계획과 자금조달 방안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코레일은 내년 상반기까지 삼성물산(000830)을 대신할 투자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우선 공사채 발행을 통해 랜드마크 빌딩 매입을 위한 계약금(20%) 9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란 점을 정부측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코레일은 빌딩 계약금 납부 전에 삼성물산을 대신할 투자자가 확정되면, 공사채 발행 없이 땅 매각 대금을 통해 빌딩 매입 계약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사도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공사채를 발행해 용산 랜드마크 빌딩 매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코레일의 부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우려된다"는 의사를 코레일측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공사채 발행 대신 코레일이 용산 역세권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로부터 받은 토지대금 1조 7000억원을 활용해 빌딩 매입에 나서는 방안을 주문했지만, 코레일 측은 이미 유입된 돈은 다른 부채를 줄이는데 우선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는 "용산 국제 업무지구 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판단은 코레일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시행할 사안"이라고 전제하고 "다만 공기업 부채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임을 고려해, 공사채 발행을 통한 빌딩 매입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코레일에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가장 핵심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빠른 시일 내 정상화돼야 한다는 것이고, 랜드마크 빌딩 매입은 정상화를 위한 코레일이 내놓은 대안"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선 정부도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을 대신할 국내·외 투자자가 나설 것으로 확신하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까지 1조5000억원이 넘는 매각 대금이 정상적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매각 대금만 정상적으로 들어오면 빌딩 매입을 위한 공사채 발행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이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 정상화를 확신하고 있지만,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경우 공사채 발행을 통한 빌딩 매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코레일이 정부 의사와는 무관하게 빌딩 매입을 강행할 수는 있지만, 정부가 막대한 자금이 소용되는 빌딩 매입 방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코레일 입장에선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코레일의 부채규모(비율)는 ▲2007년 5조9485억원(71.9%)에서, ▲2008년 6조7963억원(73.7%), ▲2009년 8조7546억원(88.8%)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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