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과 어 회장은 이날 금융연구원과 금융공학학회가 공동주최한 ‘지속 경제성장을 위한 금융의 역할과 정책 방향’ 심포지엄에 나란히 참석해 기조연설과 축사를 진행했다.
현재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두 사람의 진단은 비슷했다. 박 장관은 “국내 금융산업은 지난 30년 이상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국제 경쟁력은 미흡하다”며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은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독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 회장도 “한국 기업이 다국적화되는 순간부터 우리나라 은행들과는 거래관계가 끝난다”며 “우리 금융회사는 자금 조달력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또 “금융산업은 실물부문에 대한 원활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 과거 제조업에 이어 서비스산업 발전도 이끌어야 한다”며 “서민금융의 역할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연설 도중 금융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반면 어 회장은 “대학에 있다가 금융현장으로 와보니 프레임워크의 차이점이 가장 컸다”며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독립산업이 아니라 공익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은행권에 대한 탐욕 논란과 함께 갈수록 커지고 있는 사회공헌 압박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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