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세상나온 `녀석들`, 길 나선다"

쌍용차, 생산재개 후 첫차 출고
1~4개월 기다린 고객들 "파업산고 끝에 받은 차..감회 남달라"
  • 등록 2009-08-21 오전 9:45:47

    수정 2009-08-21 오전 9:57:06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주문하고 바로 받았다면 이렇게 기쁨이 크지 않았겠죠. 파업이라는 산고를 거쳐 나온 녀석이라 애착이 남달라요"

지난 20일 쌍용차(003620) 고객 임정엽씨는 주문했던 액티언이 출고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임 씨와 쌍용차의 인연은 올해로 17년째. 지난 92년 운전면허를 따면서 코란도 훼밀리를 중고로 구입했고, 96년부터는 무쏘를 탔다. 이번에는 파업에도 불구하고 두 달 넘게 기다려 액티언을 구입했다.

앞서 이날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 지난 5월 중순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이후 77일 동안 정지됐던 이 공장에서 라인 재가동 이후 처음으로 고객에게 전달될 차량이 운반대에 올랐다. 직원들이 환호했다.
 
쌍용차는 지난 13일 체어맨W를 시작으로 차량 생산을 재개했다. `혹시나` 하는 고객들의 품질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주일간 깐깐한 품질검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날 검사를 마친 첫 완성차가 출고됐다.
 
첫 완성차 출고는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네 달까지 쌍용차를 기다려준 고객들이 있어 가능했다.
 
이날 액티언 출고 전화를 받은 임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총파업이 길어지면서 임씨 주변에서는 주문을 취소하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생산이 재개된다고 해도 불량률이 높을텐데 굳이 쌍용차를 사야겠냐는 반응이었다.
 
임 씨는 그러나 "차를 험하게 타는 편인 나에게는 잔고장이 없고 튼튼한 쌍용차보다 더 좋은 차는 없다"며 "17년간 경험한 쌍용차의 품질을 믿었기에 이번에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랑은 배철상씨도 마찬가지.

"체어맨W를 받자마자 멋지게 드라이브에 나설 것"이라며 설레하는 배 씨는 체어맨W의 출고를 장장 4개월간 기다렸다. 배 씨가 체어맨W를 계약한 것은 5월20일. 그 다음 날인 5월21일 쌍용차 노조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5월말이면 나온다던 차를 거의 3개월간 기다렸습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다른 메이커의 차량을 주문하기 위해 영업소를 기웃거리기도 했지만 결국 기다리기로 했죠"
 
그는 체어맨W 핸들링의 중후한 무게감, 내부 디자인과 외형 뒷라인의 깔끔함이 마음에 쏙 든다고 말했다. 오랜 기다림 끝애 애마(愛馬)를 전달받은 고객들의 감회는 이렇게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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