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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기생은 황진이?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서 ‘기생’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121편이 나온다. 이 가운데 제목에 ‘기생’이 들어있는 영화는 8편, ‘특별수사본부 기생 김소산’(1973) ‘남자와 기생’(1969) ‘엄마기생’(1968) ‘단발기생’(1968) ‘화초기생’(1968) ‘어느 기생 며느리’(1967) ‘평양기생’(1966) ‘학사기생’(1966) 등이다.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은 ‘춘향’(기생이 아니다는 설도 분분함)으로 21편이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검색하면 황진이는 3편. 춘향이 최고의 기생으로 알려져 있는 황진이보다 7배나 많다.
기명(妓名) 가운데에는 월향(3개)이 춘향 다음으로 많았다. 홍도·금홍·산홍·설매·초선·일선·명화 등이 각각 2개였다. 기방(妓房)으로는 황진이의 기명을 딴 명월관이 3개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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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기명을 쓴 영화는 ‘춘향전’과 ‘황진이’ 외 ‘금홍아 금홍아’ ‘어우동’ ‘임진란과 계월향’ ‘강명화’ ‘홍도야 울리마라’ ‘천관녀’ ‘화심’ ‘옥단춘’ ‘논개’ 등이다. 이들 중 계월향과 논개는 의기(義妓)로 유명하다. 임권택 감독이 ‘임진란과 계월향’(1977), 이택환 감독이 ‘평양기생 계월향’(1962), 이형표 감독이 ‘논개’(1972), 윤봉춘 감독이 ‘논개’(1956)를 내놓았다. 어우동은 조선 성종 때 처형된 사대부 규수 출신 기생. 이장호 감독이 ‘어우동’(1985), 김기현 감독이 ‘요화 어울우동’(1987)을 선보였다. 신인이나 다름없던 이보희가 정윤희·유지인·장미희 등 쟁쟁한 후보를 물리치고 주인공을 맡아 화제를 낳은 ‘어우동’은 47만여명이 관람, 1985년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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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추자현)는 호평받고 있는 ‘미인도’, 설지(김옥빈)는 다음달 4일 개봉되는 ‘1724 기방난동사건’의 주요 인물이다. 설화는 정조(1752~1800), 설지는 경종(1688~1724) 때 최고의 기녀로 묘사돼 있다.
추자현과 김옥빈은 촬영에 앞서 각각 가야금과 고전무용을 배웠다. 추자현은 한달 동안 가야금 수업을 받았다. 김옥빈은 두달 동안 고전무용을 습득했다. 손가락이 길어 가야금 연주에 어려움을 겪은 추자현은 손 클로즈업을 제외한 영화 속 모든 장면에서 가야금을 직접 연주, 주위의 칭찬을 한몸에 받았다. 김옥빈은 춤을 출 때 버선발에 묻힌 먹물이 큰 화선지에 스며들면서 유려하고 독창적인 용그림이 완성되는 이른바 ‘먹물 댄스’를 선보여 벌써부터 화제를 낳고 있다.
‘미인도’와 ‘1724기방난동사건’에는 설화·설지 외에 여러 명의 기생이 나온다. ‘미인도’에는 15명 안팎, ‘1724기방난동사건’은 20명 정도가 등장한다.
춘화 기녀는 캐스팅·조련 작업에 난항을 치렀다. 전라 노출을 마다않는 유연성과 고전미를 갖춘 여성을 찾기 위해 약 100일 동안 누드모델·에로비디오 배우 등을 수소문했고 전국 대도시의 찜질방에서 몸짱을 찾아 헤맨 끝에 2명을 캐스팅한 뒤에는 4주 동안 체위 조련을 받게 했다. 세트라는 제한적 한계를 벗기 위해 3t 정도의 물을 채우고 올려놓은 ‘ㅁ’자 구조 무대에서 벌어지는 체위 실연 장면을 5일 동안 촬영했다.
‘단오풍정’ 재연 장면에 나오는 기녀는 설화 등 7명. 설화 외 기녀는 배우 지망생들이 맡았다. 목욕 장면은 경북 안동에 있는 만휴정이라는 정자 옆에서 이틀 동안 찍었다.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천둥(이정재)이 설지를 찾아 기방에 잠입했을 때 방과 복도에 있는 기녀들은 배우 지망생과 보조출연자(엑스트라)들이 해냈다. 이 장면 역시 이틀 동안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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