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음식 번역, '외국어 QR 메뉴'로 해결 [올댓트래블에서 만나요]

20개국어 지원 QR 메뉴, 재료와 먹는 법까지 소개
전문 번역과 현지 맞춤 번역으로 오류 문제 해소
QR 메뉴 도입 식당, 외국인 매출 증가 효과 누려
외국어 메뉴 부족한 지방에서 QR 메뉴 보급 예정
  • 등록 2024-09-27 오전 6:10:00

    수정 2024-09-27 오전 6:10:00

외국어 QR 메뉴의 스마트폰 구동 화면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방어구이는 ‘프라이드 디펜스’(Fried Defense), 곰탕은 ‘베어탕’(Bear thang), 돼지주물럭은 ‘마사지 포크’(Masssage pork) 등등.

한때 국내 식당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엉터리 영어로 번역한 음식 메뉴판을 내놔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금도 온라인 번역기의 오역을 아무런 검증 없이 사용해 망신을 사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022년 설립된 관광벤처 ‘케이플’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내 최초로 20개 언어를 지원하는 ‘QR 외국어 메뉴’ 서비스를 개발했다. 외국인 손님이 매장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원하는 언어로 음식 정보를 확인하고 주문까지 할 수 있다.

김선우, 조원경 케이플 공동대표는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이 한식을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정확한 번역과 풍부한 내용을 제공하는 게 QR 외국어 메뉴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플의 ‘QR 외국어 메뉴’ 스캔 코드
케이플의 QR 외국어 메뉴 서비스의 특징은 음식 재료부터 조리법, 먹는 방법, 곁들여 먹는 반찬까지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음식 메뉴 번역은 전문 번역가와 원어민 검수를 거쳐 오역을 최소화하고 국가마다 각기 다른 문화와 정서까지 반영했다.

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반응은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모국어를 비롯해 익숙한 언어로 원하는 한식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데다, 시중 식당에선 언어 소통에 대한 부담 없이 외국인 손님을 받을 수 있어서다.

서울 광장시장과 남대문시장, 명동, 홍대 일대 식당에서 이용 중인 QR 메뉴 서비스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9만 5000여 명이 이용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6배 많은 6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홍대 인근 한 고깃집 점주는 “이전까지 외국인에게 돼지고기 꼬들살과 가브리살 같은 특수부위 설명에 애를 먹곤 했는데 ‘QR 메뉴 서비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서비스 도입 이후 외국인 대상 매출도 30%나 늘었다”고 말했다.

케이플 QR 외국어 메뉴 서비스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저렴한 이용료다. 음식 메뉴 15개 기준 서비스 이용료는 현재 30만원 수준. 서버 운영과 관리, 가격 변동 서비스가 포함된 연간 이용료는 8만원으로 매출액이나 주문 건수에 따라 별도 부담하는 수수료도 없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음식점이 향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주문 데이터 통계도 제공한다.

단양군 구경시장 상인회에 케이플을 소개하고 있는 김선우 대표 (사진=케이플 제공)
지방 도시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확대도 준비 중이다. 외국어 메뉴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찾아오기 어렵고 제대로 즐기기 힘든 지역에 QR 메뉴를 보급하고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 고도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선우 공동대표는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과 서비스 개선 작업을 10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내년엔 결제와 영수증 발행, 재고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포스(POS)기와 주문, 결제, 예약 시스템을 통합한 ‘스마트 메뉴’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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