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사업부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및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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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 세계 2위 업체인 일본 도시바가 분사를 결정한 메모리 사업부문의 지분 20%(3조원 규모)를 인수하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7조원 규모의 공격적 투자를 결정한 SK하이닉스는 세계 2위인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낸드플래시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SK그룹은 지난달 23일 반도체 웨이퍼 전문업체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이루는 등 메모리분야 시장 지배력 확대에 그룹 전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부문 지분 20%를 확보하기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지난달 27일 반도체사업 분사를 공식 발표했고 신설회사의 지분 20%를 매각, 확보한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사업에서 7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주식 및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분할될 반도체사업부의 전체 가치는 현재 90억~130억 달러 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인수 대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로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도시바의 사업파트너인 ‘웨스턴디지털’(WesternDigital)과 일본 ‘캐논’(Canon), 일본정책투자은행(DBJ), 사모펀드 등이 거론돼 왔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SSD(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 수요 급증에 따른 낸드플래시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005930)가 36.6%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도시바(19.8%)와 웨스턴디지털(17.1%) 등이 뒤를 잇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선 세계 2위지만 낸드플래시 분야에선 4위(10.4%)로 뒤쳐져있다.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낸드플래시 분야의 투자확대와 시장 지배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지난달 26일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도시바 인수에 대해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한바 있다.
업계 2위인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발명한 이 분야 퍼스트무버로 2D 낸드에선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또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3D낸드도 처음 개념을 고안하는 등 선도적 역할을 맡았던 업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도시바의 경험과 기술력을 적극 활용, 낸드플래시 분야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 M14 공장에서 오는 6월부터 3D낸드를 생산할 계획이고 2조 2000억원을 들여 올해 8월 착공할 충북 청주 공장은 3D 낸드 전용 생산 기지가 될 것”이라며 “도시바 지분 인수는 경영권과는 관련이 없지만 기술 협력 등 3D낸드 분야 투자 다각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자사가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는지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현재 도시바가 분사하기로 한 메모리사업부의 지분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