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한·중FTA 발효되도 가격인하 기대 힘들듯

한·중FTA 발효 후 전자담배 15년, 니코틴용액 10년 지나야 관세철폐
  • 등록 2015-01-25 오후 2:40:07

    수정 2015-01-25 오후 2:40:07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전자담배 100개 중 96개가 중국산이다. 이로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가 중국산 전자담배 가격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솔솔 일어났다. 하지만 가격 인하는 힘들어 보인다. 한·중 FTA 발효 후 관세철폐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이다.

25일 관세청 및 산업통상자원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전자담배는 총 138톤(1014만 4000달러)으로 이 중 중국산이 96%를 차지했다. 전자담배 용액도 지난해 수입된 66t(443만 3000달러) 중 중국산이 72.2%에 달했다.

담뱃값 인상이 가시화한 지난해 8월 이후 중국으로부터 전자담배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 수입 전자담배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90.6%, 2013년 95.5% 등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수입 전자담배는 국내에서 전자담배 기기, 배터리, 카트리지 등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로 통상 14만~15만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니코틴 용액 가격은 20㎖ 당 4만원 수준으로 평균 2~3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제 전자담배 중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한·중 FTA 발효 후 전자담배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생겨나고 있다.

김모(36)씨는 “최근 전자담배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캐나다 FTA 발효 후 올해부터 캐나다구스가 싸진다는 소식에 전자담배도 한·중 FTA 발효 후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의 기대는 충족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전자담배와 니코틴 용액은 한·중 FTA 발효 이후 각각 15년, 10년이 지난 뒤에야 관세가 철폐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자담배에 8%, 니코틴 용액에는 6.5%의 관세율이 부과되고 있다.

한편 니코틴 용액에 부과되는 세금도 올해부터 1㎖당 담배소비세 628원, 지방교육세 276원, 개별소비세 370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525원 등 총 1799원으로 인상됐다. 20㎖ 기준으로는 3만 5980원이다. 여기에 폐기물부담금(20카트리지당 24원)과 부가가치세(공급가액의 10%)도 더해진다.

2014년 전자담배 수입동향 및 현행 관세율 <자료=관세청,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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