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렘블레, ''현대인의 고독'' 조각같은 그림으로 표현(VOD)

  • 등록 2009-02-18 오전 10:50:00

    수정 2009-02-18 오전 10:50:00

 
[노컷뉴스 제공] 캐나다 출신의 화가 실뱅 트렘블레(SYLVAIN TREMBLAY, 43세)의 그림 속 인물은 자코메티의 조각같고, 배경의 화려한 색상은 클림트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가늘고 길다. 얼굴의 이목구비 윤곽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툭하다.트렘블레는 자신의 작품이 자코메티, 클림트, 따피에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가 그린 작품의 등장인물은 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화폭이 큰 것이 특징이다. 그는 홀로 모델이 많은 이유에 대해 "복잡한 대도시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며, 결국 사람은 혼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작품 속 인물의 눈.코,입, 팔과 다리 등 윤곽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관객들이 감각적으로 느낌으로써 작가가 제안한 이미지를 생각하게끔 만들고자 했다. 외롭고,소외되고, 쓸쓸한 작품 속 인물은 현대인의 자화상일 뿐 아니라 관객 자신의 모습이기에 작품과 관객은 서로 공감을 하게 된다. 에폭시 처리한 화면은 거울처럼 관객의 모습을 비춰줌으로써 '결국 나는 혼자이다'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치로 작용을 한다.


트렘블레의 작품은 제목이 그럴싸하다. <정원에서의 평화로운 휴식>,<지속적인 비전을 지니기>,<결정의 순간> 등등. 작품의 제목을 보면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에 대해 작가의 설명을 듣고 싶은 충동이 인다. 트렘블레는 "제목은 선입견을 주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요소이다. 반추상이기 때문에 제목을 줌으로써 방향제시만 하려고 한 것일 뿐, 그 나머지는 관객 스스로 느껴야 한다"고 강조한다.내친 김에 <정원에서의 평화로운 휴식>에 대해 작가의 설명을 들어보자."아래쪽 바탕의 화려한 색채는 정원의 꽃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눈을 딱 떴을 때의 색감 이미지를 표시한 것이다. 그리고 돌같은 바위에 앉아 사색에 잠긴 모습을 통해 평온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그는 재료의 새로운 스타일을 찾기 위해 공업용재료, 자동차 부속품,아트마켓 등을 돌아다니다 에폭시를 발견하게 되었다. 에폭시의 반들반들한 느낌과 에폭시처리를 하지 않은, 거칠거칠한 면을 대비시켜 상반된 재질의 강조 효과를 배가시킨다.






트렘블레는 20살 때 일러스트를 시작해 이 분야에 10여년간 몸담게 된다. 하지만 31살 무렵 순수미술에 대한 강한 동경이 일어 일러스트를 접고 순수미술에 전념하게 된다. 그는 앞으로 미술을 통해 정치 · 종교적인 측면이 아니고 사회에 속한 인간의 의미를 표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내년에는 조각 프로젝트 등 다른 장르에도 도전해 볼 계획이다. 대기환경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조각작품을 구상중이다. 그는 기저귀를 찬 아기가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는 모습의 조각상을 스케치해서 보여주었다.젖꼭지 대신 산소호흡기라니, 기발한 생각이다.

몬트리올에 거주하는 트렘블레는 아시아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의 행로와 향후 작품세계에 마음이 끌린다. 자신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미친 대가들을 숨김없이 말하는 화가, 현재의 작품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고, 앞으로 개척하고 싶은 영역이 뭔지 분명히 말하는 화가이기에.


오페라갤러리 서울(강남구 청담동)은 실뱅 트렘블레와 프랑스 작가 사미 브리스(Samy Briss)의 2인전 '타임리스(timeless)'를 3월 10일까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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