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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황 내정자(사진)가 우리금융 회장(행장 겸임)을 3년간 지내면서 우리금융그룹의 장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
또 황 내정자의 역할이 지주사 체제 확립과 인수합병(M&A) 추진이기에,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으로선 그의 `공격`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4일 "황 내정자가 우리금융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사실 부담"이라며 "최근 우리금융 출신들이 관가와 업계에 두루 등용되고 있지만 이번 만큼은 경우가 약간 다르다"고 말했다.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의 경우도 우리금융 출신이지만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주된 업무영역이 다소 달라 큰 심리적 충격은 없었다. 하지만 황 내정자는 정확히 라이벌 경쟁금융그룹 수장, 즉 적장(敵將)으로 오는 셈이어서 우리금융은 긴장하고 있다.
황 내정자와 우리금융 임직원들과의 관계는 최근까지 매우 돈독한 상태다. 황 내정자의 최근 부친상 때는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 등이 가장 일찍 빈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몇 가지 이유로 `설마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민은행(060000)과 우리은행은 국내 수위를 다투는 은행으로서 지점 등이 중복돼 시너지가 크진 않다는 것.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겹치는 지역 거점이 많다"며 "국민은행 입장에선 해외 네트워크가 강한 외환은행(004940) 인수가 더 적절치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황 내정자를 영입하게 된 것도 지주사 회장 근무경력도 경력이지만 삼성증권, 삼성생명 등 비은행부문을 잘 안다는 점이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우리금융(053000)이 자산 300조원이 넘는 거대 금융그룹이기에 만약 KB지주가 나선다면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황 내정자의 친정 공략 시나리오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가 지주사를 인수하려면 100% 지분을 취득해야 하는 등 법적, 재무적 제약이 많다"며 "선의의 영업 경쟁까진 몰라도 KB지주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공격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황 내정자와 투톱 체제를 이룰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최근 우리금융과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민영화 M&A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황 내정자의 업무방향을 예단할 순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강정원 행장 "금융공기업 민영화, M&A 적극 모색"(7월1일 오전9시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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