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석에도 '작은 영화관'..항공사들 속속 도입

싱가폴항공 루프트한자 등 외국계 항공사도 도입
"한번 사용하면 눈높이 높아져 다시 찾아"
  • 등록 2007-08-28 오전 9:49:25

    수정 2007-08-28 오후 1:29:43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얼마전 미국 뉴욕을 다녀온 이 모 씨(35세 회사원)는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했지만 지루하거나 답답하지 않게 14시간의 비행시간을 보냈다.
 
좌석 앞에 설치된 작은 모니터에서 최신 극장개봉 영화와 흥미있는 다큐멘터리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년전 미국에 다녀올 때는 기내 앞쪽 벽에 설치된 큰 스크린에 영화를 틀어주면서 '볼테면 보라'는 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 대한항공의 이코노미석 AVOD 시스템

항공사들이 개인별 모니터가 달린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이코노미 좌석에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루프트한자항공은 오는 11월부터 장거리 구간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들에게 개인 비디오 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루프트한자 관계자는 "우선 미국 지역을 오가는 비행기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시스템에 구현된 국가별 언어 제공 리스트에 한국어도 넣어 놨기 때문에 한국행 노선에도 연말쯤 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해 10월부터 '크리스월드'라는 이름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개인별 모니터를 통해 영화와 음악, 뉴스 등을 보고 들을 수 있다. 이코노미석에도 같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는 모니터의 크기가 각각 23인치, 15.4인치로 10.6인치인 이코노미석 모니터보다 크다.

싱가포르항공은 기내에서 간단한 업무도 처리할 수 있도록 워드프로세서나 엑셀 파일의 기동이 가능한 프로그램도 설치해놨다. USB저장장치에 할 일을 담아서 타기만 하면 기내에서도 사무실처럼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한 것. 싱가포르항공은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 뱅쿠버, 싱가포르 등 3개 도시를 운항하는데 모든 노선 모든 좌석에 이같은 시스템을 장착했다.

▲ 루프트한자가 도입할 예정인 AVOD 시스템 사진


국내 항공사들도 이미 이같은 서비스를 도입해서 운영중이다. 대한항공(003490)은 미주노선과 유럽노선, 일본노선에 AVOD(주문형 오디오 비디오 시스템)을 설치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5년 9월부터 비행기 내부 개조를 통해 대형 스크린만 제공됐던 B-747 17대를 좌석별 모니터가 제공되는 환경으로 바꿨다. 8월말 현재 B-747과 B-777 기종 가운데 21대에 이같은 장비를 설치했고 전좌석 AVOD가 설치된 B-777 1대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일본과 동남아를 운항하는 에어버스330 6대 전체에 개인별 AVOD 시스템을 갖췄다. B-777도 9대 중에 2대에 좌석별 개별 모니터가 달려있고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매월 B-777 1대씩을 개인별 AVOD를 갖춘 '친절한 항공기'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장거리 승객의 가장 큰 불만이 지루하고 답답하다는 점인데 AVOD 시스템을 도입한 후부터 복도에 돌아다니는 승객이 줄어들만큼 반응이 좋다"며 "일부 승객은 미장착 기종에 탑승해서 지난번에는 개인별 모니터가 있었는데 왜 없느냐고 항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도 "AVOD 시스템은 한번 사용하면 눈높이가 금방 높아져서 이 시스템이 없는 기종은 잘 타지 않으려고 한다"며 "예약할 때 AVOD가 있는 기종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고객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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