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체결(SPA)을 앞두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자구안에 합의할 경우 매매계약을 맺을 정도로 매각조건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산은은 지난해 구주 매각을 통해 8개 채권은행이 보유한 주식 42.01%(6636만8844주)를 매각하려다 이번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매각을 추진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두 가지 모두 전통적인 경영권 매각 방식이지만 효과에는 차이가 있다. 전자의 경우 인수자금은 채권단이 가져가지만 후자의 경우 회사로 들어가게 된다. 가격 측면에서도 전자는 시가 대비 3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지만 후자는 되려 시가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해야 한다.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에서는 동일한 인수 주체가 다른 방식을 택함에 따라 두 방식에 따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산은은 지난해 9월 주가 대비 78%의 할증된 가격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번에는 시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면가 수준에서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이번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매각방식을 추진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주당 5000원이라는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게 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6463억원. 통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는 약 10%의 주가할인이 적용된다. 지난 2일 금호타이어 종가는 전날 대비 6.96% 떨어진 52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으로 산은 등 채권단의 지분율은 25%로 떨어져 2대주주로 물러난다.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대한 노조의 반대에도 재추진한 배경에 대해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더블스타는 지난해 구주매각할 때 의견접근을 상당부분 진행해온데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해 여러 후보들과 태핑(tapping)을 진행했지만 정상화 방안 수립에서는 더블스타에 비해 다소 미흡했다”고 부연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지연될수록 유동성 부족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부도위기 등으로 매각가격만 더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지난 1월만하더라도 7000억원대에 거론되던 매각가가 6000억원대로 더 떨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