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는 최근 영국·스페인 등지에 현지 판매사(딜러) 없이 차를 판매하는 디지털숍을 열었다. IT·가전·생활용품처럼 순수한 온라인 판매는 아니지만 지점에 구매요청한 후 집에서 차를 받도록 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시장 또한 온라인 판매 방식 도입을 모색 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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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수입차 판매사(딜러) 관계자는 “결국엔 온라인 판매가 이뤄질 것이란 것에는 업계 관계자 대부분 이견이 없다”며 “회사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온라인 판매 시대에 연착륙하기 위해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사실 소비자는 물론 자동차 제조사 경영진도 반기고 있다. 온라인 판매 도입으로 유통 마진이 줄어들면 소비자도 싼 가격에 차를 살 수 있어 좋지만 제조사로서도 더 높은 마진으로 대량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도입은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실적인 장벽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지점의 판매 권역이 지역별로 나뉘어 있고 온라인 판매는 물론 마케팅도 엄금하고 있어 온라인 판매 물꼬가 터지는 순간 업계 전체의 생태계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이달 초 티켓몬스터가 재규어 XE를 판매하려다 수입사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것 역시 티몬이 현행 자동차 판매구조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에도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과 함께 일부 업체가 신차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으나 영업 부문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현대·기아차 등 직영점 체제로 운영하는 회사는 특히 영업노조의 반발을 우려해 언급 자체를 금기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는 번거로운 차량 등록이나 유지에 필수적인 정비 부문은 오프라인의 영역으로 남고 실제 판매·마케팅은 온-오프라인이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브랜드의 힘만 뒷받침된다면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해외에서도 제한적으로나마 자동차 온라인 판매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미국 GM은 2013년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열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테슬라도 이후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를 시도 중이다. 중국에서도 최근 이처왕(易車網)·알리바바·장둥닷컴 등이 신차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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