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과의사 직무스트레스, '근로자.전문직' 평균보다 높아

고대 안암병원 소아외과 부윤정 교수팀, 외과의사 직무스트레스정도 객관적으로 증명
긴 근무시간과 잦은 야간 당직, 스트레스 높이는 주요 인자
  • 등록 2015-02-09 오전 8:53:53

    수정 2015-02-09 오전 8:53:5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우리나라 외과의사들의 평균 직무스트레스 지수가 전문직을 비롯한 일반 근로자들보다 확연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외과 기피가 사회적 현상으로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의료 환경 내 대부분의 외과 의사가 과도한 근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추상적으로는 알려져 있으나, 객관적인 자료나 표준화된 연구가 없는 상태였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외과 부윤정 교수팀(강상희, 부윤정, 이지성 교수)은 일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표준화된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 도구를 이용하여 외과의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 만족도 및 이에 영향을 끼치는 인자를 분석했다.

이 측정도구는 우리나라 일반 근로자의 전체 직무스트레스 평균 및 타 전문직 평균과 비교할 수 있어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다. 특히 이 논문은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cience) 2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표준화된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 도구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외과의사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여 외과의사의 평균 직무 스트레스 및 직무 만족도를 측정하고 이와 관련된 인자를 찾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척도 및 직무, 개인적 특성을 포함한 설문지를 작성하여 외과 학회 전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분석 결과 외과의사의 평균 직무스트레스 지수는 한국인 일반 근로자 평균 및 전문직 평균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젊은 연령, 여성, 긴 근무시간 및 잦은 밤 당직이 직무스트레스를 높이는 인자로 나타났으며, 담당 환자수가 많은 경우, 전공의의 경우 직무스트레스가 유의하게 높았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 취미를 가진 경우, 그리고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경우 직무스트레스가 유의하게 낮았다.

모든 의미 있는 변수를 통합하여 분석했을 때 외과의사의 직무스트레스와 관련 있는 유의한 독립변수는 긴 근무시간 및 잦은 밤 당직, 운동이었다. 즉 근무시간이 길수록 야간 당직이 잦을수록 직무스트레스가 높았으며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외과의사에 비해 유의하게 직무 스트레스가 낮았다.

외국의 경우 의료인의 직무스트레스를 측정하는 도구로 번아웃(burnout,소진)여부를 사용한다. 이번 연구에서 근무 중 번아웃을 경험한 경우는 전체의 31.7%로 타직종이나 외국의 외과의사보다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을 다시 선택한다면 외과를 전문 과목으로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외과의는 50%이하에 불과했고, 82.5%의 응답자가 자신의 자녀에게 외과 의사를 권유하지 않겠다고 대답해 외과의사의 직무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부윤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국의 외과의사에게 설문을 시행하여 객관적인 결과를 얻은 첫 번째 연구로서 매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외과의사의 직무환경 및 처우 개선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우리나라 의료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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