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입원 석달…삼성은 '비상'

경영공백 장기화…실적 악화·직업병 문제 등 위기 탈출 해법 마련 분주
  • 등록 2014-08-10 오후 1:57:16

    수정 2014-08-10 오후 1:57:16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지난 5월 11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입원이 11일로 3개월이 된다.

이 회장 입원 직후에는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사장단의 긴밀한 협업아래 정상적으로 그룹이 운영됐다. 하지만 지난 2분기에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쇼크 수준으로 악화되고, 이 회장의 장기 경영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삼성 내부에서는 그야말로 ‘비상’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부분 조직개편과 인사, 긴축 경영 등에 나서면서 위기탈출 해법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 계열사는 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의 경영진단을 받아 기업체질개선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경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회장의 한 마디가 삼성의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는 영향력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 회장의 장기 경영공백이 주는 파급력은 매우 크다”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 상태는

이 회장은 입원 초기 긴박했던 의료 조치 이후 큰 차도 없이 서서히 의식을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11일 새벽 심혈관 확장술인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이후 심폐기능도 정상을 되찾고 간단한 외부 자극에도 반응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 회장의 상태가 공식적으로 외부에 발표된 것은 지난달 9일. 이날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 이후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안정된 상태에서 서서히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의사소통이 어렵고 주위 사람을 인지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점은 이 회장의 상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게 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지 3개월이 되면서 이 회장의 장기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이 회장이 지난 1월 호텔신라에서 열린 ‘신년 사장단 만찬행사’에 부인 홍라희 여사(왼쪽)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함께 참석하는 모습. 이데일리DB
◇2분기 어닝쇼크…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이 회장 부재 이후 삼성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7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8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삼성전기(009150), 삼성SDI(006400),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로까지 확대됐다. 이들 회사의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

이외에도 다른 계열사들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2분기 실적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의 부재여부와 그룹 경영실적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할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향후 실적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기업 자체가 그룹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역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마련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들도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당분간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직업병 피해 해결 문제도 답보

이 회장의 와병 중에 삼성전자는 주요 현안 중 하나였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직업병 피해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2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간의 협상은 서로의 의견만 되풀이한 채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는 이 회장 재임기간 중 최고 업적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신화창조 과정에서 발생한 직업병 문제도 이 회장 시대의 산물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큰 걸림돌 중의 하나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기 전에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반올림과의 이견 차이로 문제의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나이(72세) 등을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지속적인 사업조정과 지분정리,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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