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분께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남쪽 3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3시 1차 지진을 시작으로 오후 2시 9분 현재까지 규모 2.2∼4.9의 지진이 총 9차례나 관측됐다.
규모 4.9 지진은 물건이 흔들리고 정지한 차량이 움직이는 게 뚜렷하게 느껴질 정도의 강도다. 육지에서라면 실내에 있어도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이날 지진은 1978년 기상대 관측 이래 6번째로 큰 규모이다. 인천은 물론 서울·수원·안산 등 수도권 일대와 충남 서산 지역에서 일부 흔들림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휴일 아침인 이날 진원지 인근의 백령도 주민들은 잠을 자다가 깨 기상청과 방송국 등에 지진 확인 전화를 거느라 분주했다.
백령도 주민 홍남곤(48)씨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등이 갈라지는 것처럼 방바닥이 울렁거려 깼다”며 “백령도는 40∼50년 된 집들이 많아 지진이 일어나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걱정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도발 위협을 해 온 북한이 백령도를 향해 포를 쏜 게 아니냐며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주민 박모(59)씨는 “잠을 자다가 북한이 공격한 줄 알고 놀라 옷부터 입고 마당으로 뛰어나갔다”며 “곧바로 잠잠해져 안도했다”고 전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이날 지진 발생 직후 무선 통신기 등으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에 상황을 전파했다.
인천해경의 한 관계자는 “지진 이후 해일 등의 재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알렸지만, 조업 철수나 통제 조처를 내리지는 않았다”며 “지금도 어민들이 정상 조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지진은 2004년 5월 경북 울진 해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는 10년 전인 지난 2003년 3월 30일에도 이번 지진보다 다소 강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인천과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이날 정상 운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