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호떡을 잘라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손님이 펄펄 끓는 기름에 호떡을 던져 화상을 입은 가게 주인이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 호떡을 잘라주지 않자 격분한 손님이 기름에 제품을 던져 가게 주인을 화상입게 만들었던 장면. (사진=KBS 뉴스 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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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집 주인 A씨는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구 호떡집 주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병원 안에 있으니 면회 안 되고 외출 안 되고 병동이 다 깜깜한데 잠은 안 오고 생각할수록 황당도 하고 화도 나고 왜 나인지 억울하기도 하다”고 현재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인공 피부 붙이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 시기 잡는 것 때문에 의사 선생님이 고민을 하시다가 월요일날(13일) 하기로 결정이 됐다”며 “수술 후 치료와 관리 얘기도 한참 설명하시던데 일단 수술부터 받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기사를 보고 있자니 피의자가 고의가 아니라고 했고 미안함을 전했다고 하던데, 담당 형사님은 피의자를 만난 적이 없으시고 저는 미안함을 받은 적이 없는데 희한하다”며 “미안함은 누구한테 전했을까”라고 반문했다.
A씨는 “그냥 잘라주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바쁘고 귀찮아서 안 하고 마는 게 아니다”라며 “저희 호떡은 보통의 흔한 옛날 호떡들과 달라서 꿀이 국처럼 들어 있다. 자르려고 가위를 대면 바로 흐르기도 하고 옆으로 튀기도 해서 화상 위험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홀이 있는 지점은 접시에 잘라서 드리기도 하는 거로 아는데 저희 지점은 홀 없는 전량 테이크아웃이라 위험해서 잘라드리는 것이 불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손님이 호떡을 기름에 던져 가게 주인이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해 현재 가게는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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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절대 합의해주면 안 된다” “용서해주면 또 다른 곳 가서 갑질한다” “하루 빨리 쾌차하셔서 장사 하시길” “기름이 다른 곳으로 튀었다면 아찔하다” 등 반응을 보이며 A씨 말에 동조를 보였다.
앞서 지난 5일 대구 북구 동천로의 한 호떡 가게에서 호떡을 주문한 B씨는 “나누어 먹겠다”며 잘라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가 가게 방침을 언급하며 호떡을 잘라주지 않자 격분한 B씨는 180도에 달하는 튀김 기름에 호떡을 집어던졌다.
이 사고로 A씨는 오른쪽 손등, 가슴, 어깨 등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대구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떡을 기름통에 던지려는 고의가 없었다”며 “당시 너무 화가 나 홧김에 호떡을 던졌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인 호떡 상인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종합 해 시시비비를 가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