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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와 당사는 사업적 관련성이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보도와 관련하여 당사의 주가와 거래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 역시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DSR제강(069730)이 공시한 내용이다. 이렇듯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유독 정치 테마주 기업들의 양심선언이 잇따랐다.
정치 테마주는 유력 대통령 후보자와 특수한 인적 관계가 있다고 여겨지거나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의 주가가 과열되는 특징이 있다. 과거 정치 테마주들은 이유 없는 급등에도 ‘공시할 사항이 없다’는 식의 정형화된 답변을 하거나 주가 부양용으로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투자자의 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와는 다르게 주가 거품을 빼고자 정치 테마주들이 대선 주자들과는 관련이 없다며 자발적으로 나섰다.
우성사료(006980)의 경우 3월 10일 “당사는 문재인, 안철수 씨와는 무관한 회사이며 신경민 씨 또한 당사의 주주인 것은 사실이나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 당사는 정치와 관련해 어떠한 연관도 없다”고 공시했다.
애초 우성사료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테마주로 불렸다. 창업주의 사위인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 전 대표와 친분이 있다는 소문에서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신경민 의원 처가가 오너일가로 알려지며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밖에 원풍(008370), 엘디티(096870), 국일제지(078130), 하나머스트5호스팩(218150) 등도 마찬가지였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종목 가격 특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투자 결정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기업 가치의 본질적 변화없이 테마주라는 규정만으로 가격이 급상승하는 종목은 결과적으로 수익률 급락 위험에 노출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정치 테마주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불공정행위 감시 체계를 보다 효율화시켜 사전 예방 시스템과 사후 적발 시스템 간의 유기적 협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