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북미오토쇼]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탄력적 가격정책으로 일본차 공세 대응"

파이낸싱·리스 강화·인세티브 조정 등 마케팅 전략 구사
볼륨 모델 집중 판매로 시장점유율 회복 노력
  • 등록 2015-01-13 오전 9:00:00

    수정 2015-01-13 오후 12:06:49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5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현대차의 친환경차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이 미국시장에서 엔저를 앞세운 일본차의 공세에 맞서 자동차 판매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5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엔저 등 환율 문제로 (일본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도 파이낸싱·리스 프로그램 강화, 인센티브 조정 등으로 감내할 수 있는 선에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제값받기 정책의 변화는 아니고 많은 브랜드들이 하고 있는 파이낸싱 마케팅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7.9%로 4년 만에 8% 아래로 떨어졌다. 정 부회장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나온 쏘나타의 판매에 집중하겠다”며 탄력적인 가격정책과 함께 볼륨모델 판매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기 전 약 1시간 반 가량 모터쇼 곳곳을 둘러봤다. 그는 도요타 부스를 찾아 신형 캠리의 운전석에 직접 앉아 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캠리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로, 인테리어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터쇼를 둘러본 소감에 대해서 그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환경차, 고성능차, 트럭 등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다양한 차들이 나온 것 같다”며 “특히 (낮아진) 유가 때문에 고급 SUV와 픽업트럭이 많았고, 당분간 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12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5 북미오토쇼’에 참석해 도요타 부스에 전시된 신형 캠리를 시승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정 부회장은 2017년까지 고성능 자동차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폭스바겐의 ‘R’라인 처럼 기존 모델의 고성능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고성능 모델은 제네시스보다 크기는 작으며 ‘N’ 브랜드가 적용될 예정이다. 그 이후에 현대차는 순수 고성능차인 슈퍼카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 참석에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도 참가했다. 정 부회장은 “중국 가전업체가 굉장히 잘하고 있고, 중소 전자업체의 기술력이 뛰어난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자동차와의 융합이 중요해 앞으로도 자동차 섹션이 더 늘어나고 경우에 따라선 합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다만 자동차는 품질이 우선이므로, (IT 기술을) 단기간에 차에 다 적용할 순 없다는 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국내 시장점유율 하락과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수입차가 늘어나는 것은 현실이고,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내부적으로 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작은 이야기라도 들어서 바로 시정하고, 그런 마인드를 전체 직원들이 다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댓글 등 현대차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 그 방법이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언급할 수 없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른 조치로 알고 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모터쇼 내 현대차 부스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현대차의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 “친환경차 개발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생존을 위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를 비롯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전 부문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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