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고, D램과 LCD분야의 초과공급과 휴대폰사업의 마진 추락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2분기와 하반기 실적 악화설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우려의 강도도 점차 커지고 있다.
UBS증권은 삼성전자의 이익 개선추세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예전보다 짧은 2개분기, 즉 6개월만에 이익 증가 사이클이 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크레디리요네(CLSA)나 크레디트스위스(CS), 맥쿼리 등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달러-원환율 탓이다. 그동안 환율 상승은 삼성전자의 이익 개선에 큰 힘이 돼왔었다.
CLSA는 "메모리반도체나 LCD의 경우 한국통화가 달러화나 엔화대비 약세를 보일 때 마진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통화가 강세일 때에는 이익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평균 환율을 1400원으로 예상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 환율인 1250원선이 앞으로 계속 유지된다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당초 전망치보다 35%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맥쿼리 역시 "한국의 GDP성장률이 당초 우려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화도 강세를 보이며 달러-원환율이 연말까지 1250원선에 이를 것"이라며 "환율이 1200원대로 가면 삼성전자의 올해 이익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환율이 1270원대인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겠지만, 경쟁사들이 포진해 있는 일본과 대만 통화에 비해 원화 절상폭이 크다는 점이 더 부담스럽다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환율이라는 외부변수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내부의 주요사업 모멘텀도 기대보다 일찍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는데 효자역할을 톡톡히 했던 휴대폰사업은 2분기중에 벌써 마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CS증권은 "최근 확인결과, 삼성전자의 휴대폰 마진이 1분기 12%에서 점차 떨어지고 있다"며 "2분기 8%로 떨어지고 3분기에는 6%까지 내려가고 4분기에는 4%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CS는 "생산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는 반면 수요가 여전히 부진해 하반기 이익 상승 기대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또 로우엔드시장 제품가격이 노키아 수준으로 인하되면서 마진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와 LCD쪽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UBS는 "최근 D램 업체들이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점차 생산량을 늘려갈 것"이라며 "이미 D램 가동률은 1분기에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LCD업체들의 가동률 증가와 생산설비 확충도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곧 가동률 100%에 이를 것이고 삼성과 AUO 등의 신규 팹은 연말까지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같은 실적 악화 우려는 어디까지나 `설(說)`에 머물고 있다. 환율 움직임이나 주요 제품군의 수요흐름, 경쟁업체들의 가동률 동향 등 변수는 많다. 삼성전자 실적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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