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건설 8년만에 조합아파트 재개한 이유

분양가 싸고 통장 필요 없어..사업지연은 단점
  • 등록 2008-12-16 오전 9:34:46

    수정 2008-12-16 오전 9:34:46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이 조합아파트(지역조합주택) 사업을 재개했다. 삼성건설이 조합주택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8년 만이다. 삼성건설이 8년 만에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외환위기 당시 한동안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다 시들해진 조합아파트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

조합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데는 기존 분양주택보다 분양가격이 싸다는 게 이유다. 여기에 청약통장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하지만 사업기간 지연 등 문제도 많아 조합원 가입 전에 주의사항을 꼼꼼히 챙겨야 낭패를 줄일 수 있다.

◇ 불황기 틈새 상품 부상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건설, LIG건영, 대성산업, 신도종합건설 등이 조합아파트 시장에 재진출하거나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서 `래미안 중동` 아파트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견본주택 문을 열었고, 조합원 239명을 모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총 521가구 규모이고 조합원 분양가는 4억6000만원이다.

신동아건설이 시공하는 인천시 남구 도화동 지역조합주택 신동아파밀리에의 경우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조합원을 모집한 결과, 전체 309가구 중 90%이상을 채웠다. 이수건설도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서 총 287가구 중 180여명의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내년에도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조합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LIG건영은 남양주시 금곡동, 동작구 사당동, 동대문구 전농동 등 3곳에서 지역조합주택을 공급하고, 신도종합건설은 경북 포항에서, 대성산업은 인천 도화동에서 지역조합주택을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견건설사인 L사 관계자는 "토지 확보를 위한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일반분양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양가격이 일반분양에 비해 저렴하다”며 "중소형 주택을 선호하는 수요와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불황기에 조합주택이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말했다.
 
◇ 알박기 방지법안도 개정 추진

지역조합은 일정한 자격 조건을 갖춘 지역 주민이 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용지를 매입, 주택을 짓는 것이다. 조합원이 많을수록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져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만큼 분양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지역조합의 조합원들은 해당 지역의 토지나 주택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별도의 시행사를 내세워 어렵게 토지 확보에 나서는 부담도 덜 수 있다.

반면 지역조합주택은 개발경험이 없는 개별조합이 땅을 사서 진행하기 때문에 매입 지연에 따른 사업 장기화가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달 5일 국회는 주택법 개정안을 통해 주택조합이 사업부지의 80% 이상을 매입하고 사업승인을 받으면, 나머지 땅에 대해 매도청구권을 갖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조합주택 부지내의 `알박기(지주가 땅값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행위)`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지역조합아파트는 토지매입을 100% 완료해야 사업승인이 가능했다.
 
◇ 사업지연 등 리스크, 가입전 체크해야 

수요자의 경우 ▲무주택 세대주 ▲1주택자의 경우 전용면적 60㎡이하 주택 소유 ▲해당 지역 1년이상 거주 등의 요건만 갖추면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분양 받을 수 있다. 또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도 입주 후 전매가 가능해 투자 매력도 일반 아파트에 비해 뛰어나다.

조합주택 조합원 가입을 희망하는 사람은 우선 토지매입현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주택법 개정안에도 조합은 일단 80% 이상 사업 부지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조합원 모집상황도 체크사항이다. 조합원 모집이 늦어지면 사업지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계약서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확정분양가다. 확정분양가가 향후 지연에 따른 추가분담금을 포함하는 것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입주예정일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대부분 업체들은 대략 2년 정도를 사업 기간으로 보고 있지만 3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최장 5년 이상 걸리는 조합아파트 사업도 있다"며 "조합아파트는 이점도 많지만 그만큼 위험도 높기 때문에 일반아파트를 구입할 때보다 더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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