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남서부 '더마파크(The 馬 Park)'에서 26일부터 펼쳐지는 공연 '칭기즈칸의 검은 깃발'. 17일 찾은 리허설 현장에선 몽골인 배우 58명과 말 58마리가 모래 깔린 쌀쌀한 야외 공연장을 누비며 칭기즈칸의 삶을 말 위에서 풀어내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금박 박힌 흰 망토를 두르고 백마를 준비 운동시키는 칭기즈칸 역 도르 아룬볼트씨는 뼈대가 굵어 보였다. 코 아래와 턱에 셋으로 나뉘어 난 수염 아래로 "춧! 춧!"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룬볼트씨는 "이 말들은 몽골 사람들이 길들여서 '이랴'는 모르고 '춧, 춧'만 안다"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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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간 이어진 공연은 죽마고우 자무카와의 행복했던 시절로 시작해 질투심에 휩싸여 반란을 일으킨 자무카를 처형하고 테무친이 '진정한 황제' 칭기즈칸에 오르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58명 단원은 더마파크와 몽골 '울란바타르 마사협회'가 몽골 최대 전통 축제 '나담'에 참가했던 이들 중 오디션을 거쳐 선발했다. 더마파크 조의환 사장은 "공연단 모집을 끝낸 5월부터 지금까지 7개월째 쉴 틈 없이 연습 중"이라며 "시나리오는 몽골서 기초작업을 하고 한국팀이 극적인 장면을 더해 가다듬었다"고 했다.
칭기즈칸의 통일전쟁을 선언하는 전쟁 화신 '검은 깃발'이 탄 말은 '컹컹' 콧김을 내뿜으며 오른쪽 앞발로 땅을 리듬감 있게 긁었다.
말 50여마리가 동시에 달리며 펼치는 전투 장면에선 뛰던 말들이 갑자기 활에 맞은 듯 옆으로 쓰러져 죽은 척 하다가 고삐를 슬쩍 당기자 천연덕스럽게 일어났다.
말 위에서 활을 쏴 과녁에 맞히고사랑하는 여인의 스카프를 땅에서 주워 올리고 다섯 명이 '인간 탑'을 쌓는 어려운 장면들이 말과의 협동 아래 숨가쁘게 이어졌다. 굵은 목소리의 내레이션이 웅장한 음악과 어우러져 사극의 한 장면이 제주도로 뛰쳐나온 듯 생동감이 넘쳐났다.
::: 여행정보
11월 26일부터 오전 11시, 오후 2시 두 차례 공연을 한다. 성인 1만5000원, 중·고생 1만2000원, 어린이 1만원. 어린이를 위한 포니(pony) 승마 체험장이 바로 옆에 있다. 승마 체험은 가격 미정.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 산 8번지. 문의 (064)795-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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