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검찰이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납품 비리에 연루된 정철길(61) SK이노베이션 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5일 검찰에 따르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정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규태(65·구속기소) 일광공영 회장은 2009년 터키 군수업체 하벨산사가 방위사업청에 EWTS를 공급하는 계약을 중개했다. 당시 SK C&C는 하도급대금 32%를 일광공영이 지정하는 업체에 재하청하는 조건으로 EWTS 사업의 국내 유일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이들은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한다는 명목으로 터키 방산업체 하벨산사 및 일광공영 계열사들과 함께 사업비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사장은 EWTS의 중요 구성장비인 통제 및 주전산장비(C2)의 연구·개발 작업 등을 SK C&C가 수행하는 것처럼 하청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C2의 신규 연구·개발 작업 등을 SK C&C의 하청업무 및 책임 범위에서 면책받는 내용의 약정도 별도로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SK C&C는 하벨산사의 기존 제품 또는 국내외 제조 업체로부터 싼 가격에 산 제품을 납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청이 지급한 납품 대금은 이 회장과 SK C&C 등이 하청과 재하청 대금으로 꾸며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정 사장은 SK C&C에서 공공금융사업부문장(사장)과 IT서비스사업총괄 사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대표이사까지 올랐다가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합수단은 EWTS 납품 비리에 연루된 윤모(57) 전 SK C&C EWTS 담당 전무를 구속 기소했다. 이에 가담한 예비역 공군 준장 권모 전 SK C&C 상무와 강모 전 일광공영 부회장도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