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차 뭘 살까 고민되네?

  • 등록 2014-06-21 오후 5:27:58

    수정 2014-06-21 오후 5:58:31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자동차 회사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가 올해 신차전략을 각각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레저용차(RV)로 잡았다.

2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월부터 신형 제네시스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올 3월 신형 쏘나타를 내놨다. 하반기에는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 대형 세단 AG(프로젝트명)와 그랜저 디젤 모델도 내놓는다.

기아차는 이에 지난달 미니밴 신형 카니발을 처음 공개하고 내달 초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 중에는 중형 SUV 쏘렌토 후속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의 ‘선공’은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월 판매량이 1000대 전후에 그쳤던 제네시스는 올 들어 5월까지 1만6775대, 월평균 3000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신형 쏘나타도 출시 첫 달인 4월 1만1904대, 5월 1만324대로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구형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포함하면 두 달 동안 월 1만4000대 이상 판매됐다.
(왼쪽부터) 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대형 세단 AG(프로젝트명)와 그랜저 디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이런 신차 효과에 힘입어 올 5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3.4% 늘어난 5만9911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레저 붐’을 탄 기아차의 역공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지난달 말 사전계약을 시작한 카니발은 사전계약이 7영업일 만에 750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월평균 판매대수가 2000여대였던 걸 생각하면 엄청난 관심이다.

기아차는 올 8월 전후에 신형 쏘렌토를 출시하며 ‘왕년 SUV 전문 브랜드’의 자존심을 보여줄 계획이다. 기아차는 주력 신모델 부재로 올 1~5월 3만6252대를 판매하며 지난해보다 8.2% 감소세다. 특히 K시리즈로 불리는 세단 모델의 판매는 현대차 등 경쟁 차종에 밀리고 있다.

‘현대차는 세단, 기아차는 SUV/RV’라는 공식이 의도된 것은 아니다. 신차 출시는 보통 5~7년이라는 신차 개발 주기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영업조직 간에는 내수 시장을 두고 자존심 대결을 하는 양상이어서 올 한해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그룹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같은 회사의 제품끼리 부딪히는 ‘카니발리제이션(Canivalization)’을 피하면서도 공공의 목표인 ‘수입차 방어, 내수시장 수성’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같은 그룹에 속해 있지만 두 국내영업조직 국내 자동차 시장을 양분하는 경쟁 관계기도 하다”며 “두 회사의 상반된 전략의 결과가 결국 내수 자동차 시장의 전체 트렌드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자동차가 내달 초부터 판매 예정인 기아차 신형 카니발. 기아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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