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韓 증시…빅테크 실적·금리 우려 과도하게 반영"

NH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23-10-27 오전 8:11:30

    수정 2023-10-27 오전 8:11:3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동 전쟁, 금리 상승 등 매크로 악재에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다만 빅테크 실적과 금리 우려가 다소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27일 코스피가 지난 26일 2.71%, 코스닥이 3.50% 하락한 점을 짚었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습, 미국 10년물 금리 재상승 등 전쟁 및 매크로 불확실성은 여전히 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우려. 그간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기업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알파벳 등빅테크 기업 실적 발표 이후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되고 기술주 매도세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미국 장기물 입찰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도 일부 주가 하방 요인이 됐다. 10월 미국 5년물 국채 입찰에서 부진한 응찰로 인해 최종 낙찰 금리가 지난달(4.659%) 대비 크게 상승한 4.899%로 결정. 미국 7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미국 10년물 금리가 5%를 상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빅테크 기업의 실적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 사업부 실적 둔화 우려에 주가가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란 분석이다.

알파벳의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55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1.45달러를 상회했으나,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주가가 9% 넘게 하락했다.

나 연구원은 “검색광고 부문과 유투브 부문의 실적은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며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경우, AI 도입이 마이크로소프트 대비 한박자 늦었기 때문에 클라우드 부문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으나, 전분기 대비 성장세는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메타의 경우,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했으나 4분기 가이던스에서 실적 불확실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가는 3.7% 하락했다. 그러나 메타버스 관련 리얼리티랩스 사업부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에서 높은 마진율을 기록하고, 분기별 실적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아마존도 장마감 이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상승 중이다.

아울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미 정부의 전쟁 지원책을 통해 국채 발행량을 늘리고 국채 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하원 의장으로 친트럼프 성향의 강경 보수파인 마이크 존슨이 선출되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국채 발행량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책 규모와 2024년 예산안 규모 축소를 원한다”며 “게다가 현재 미 재무부의 현금 보유액은 2000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향후 국채 발행 필요성은 낮아지고, 금리 상방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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