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잠정적 폐쇄?..'입주업체 줄도산 현실화 되나'

  • 등록 2013-04-28 오후 4:24:56

    수정 2013-04-28 오후 6:01:07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개성공단이 폐쇄의 기로에 놓이면서 실질적인 피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주업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고 온 공장 설비와 제품, 바이어들의 클레임으로 기업들이 도산 위기에 내몰리면서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기업들이 즐비하다.

28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개성공단 가동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피해액 산정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정부는 완전 폐쇄가 결정될 경우 입주업체들이 입을 피해가 최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지만 입주업체들은 협력업체와 추후 보상액 등을 더하면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에서는 이 같은 피해를 6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측은 “개성공단 사태가 폐쇄가 아닌 중단이라고 하지만 사실 폐쇄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입주 기업들의 생산 차질, 재고 폐기, 납품 지연, 거래처 이탈 배상 책임, 대외 신인도 하락 등으로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재권 개성공단 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기업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실질적인 피해 보전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에 투자한 규모에 따라 입주업체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다. 현지에 2800명의 근로자를 고용했을 정도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삼덕통산의 피해는 수백억원에 이른다.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는 “전반적인 피해 규모는 곧 조사가 마치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확한 규모는 그 때쯤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신원과 로만손, 좋은 사람들 등도 일단 급한 대로 제 3국으로 물량을 돌렸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들은 생계마저 걱정이다.

한 입주업체는 “협력업체들이 금전적 피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고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로 이어진다면 사실상 도산이나 마찬가지다”며 “더는 버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업체 대표는 “정부의 요구대로 근로자 전원 철수를 수용했지만, 마지막까지 내가 가서 공장을 지키고 싶을 정도”라고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중소기업청과 수출입은행 등은 개성공단 피해업체에 대한 지원책을 내놨지만, 실질적인 구제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청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유동성 애로와 관련, 업체당 최대 10억원 한도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기존 대출자금의 상환유예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수출입은행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대출 금리를 0.5%포인트 내리고 대출 한도를 수출 실적의 60∼90%에서 100%로 상향 조정하는 등 3000억원 규모의 자체 지원책을 내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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