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사모펀드 첫 대기업 지정..장금상선·KG·삼양도

공정위,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카카오 14조 넘어서..IT기업 약진 가속화
삼성·현대차·SK·LG·롯데 쏠림현상 완화
  • 등록 2020-05-03 오후 12:00:00

    수정 2020-05-03 오후 9:40:14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IMM인베스트먼트가 사모펀드(PEF)집단으로는 처음으로 준(準)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카카오는 자산 14조원을 넘어섰고, 네이버도 10조원에 근접하는 등 IT기업들의 약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HMM, 장금상선, KG, 삼양그룹도 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64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전년보다 5개가 늘어났다.

IMM 독특한 지배구조로 공정위 감시망 포함

공정위는 자산 5조~10조원인 기업집단에 대해서는 각종 공시 의무 및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하고, 10조원 이상인 기업에 대해서는 상호·순환 출자금지, 채무보증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 등을 추가로 부여한다. 특정 기업 및 총수일가에 대한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다.

공정위는 PEF전업집단을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통상 PEF집단은 동일인(총수)이 그룹 전체를 지배하기보다는 금융·보험회사가 지배하다보니 공정위는 별도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IMM인베스트먼트 그룹은 다른 PEF와 지배구조가 다르다. 정점에 있는 유한회사 IMM이 IMM인베스트먼트를 76%소유하고, IMM인베스트먼스가 각종 PEF,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10% 남짓 지분으로 지배하고 있다. IMM의 최대주주는 지분 42.76%를 보유한 지성배 대표다. 통상 다른 PEF가 여러 주주들이 지분 20% 미만으로 공동소유하는 것과 다르다. IMM은 금융·보험회사가 아닌 컨설팅업을 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IMM에 대해 지성배, 장동우가 비슷한 지분을 갖고 있지만, 공정위는 주식수, 직위, 실질적 지배력 등을 감안해 지성배 대표를 총수로 지정했다”면서 “다른 PEF와 지배구조가 상이한 구조를 갖고 있어 기업집단으로 지정한 후에 각종 공시의무를 부과해 감시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IMM은 앞으로 대규모내부거래공시·비상장회사 중요사항공시·기업집단현황공시·주식소유현황 신고 의무 등이 부과된다. 자산 10조원이 넘을 경우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을 수는 있다. 다만 자본시장법은 금융주력집단 소속 PEF에 대해서는 특례를 규정해 PEF의 계열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기 때문에 PEF 운용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이외 옛 현대상선인 HMM(6.5조원)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운용리스가 자산으로 분류되면서 신규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장금상선(6.4조원)은 흥아해운 컨테이너사업부 인수, 신규 선박투자 등에 따라 포함됐다. 또 KG그룹(5.3조원)은 동부제철 M&A 등에 따라 자산이 크게 늘었다. 삼양(5.1조원)의 경우 계열사 당기순이익 증가에 따라 자산이 불어났다.

IT기업의 약진..카카오 자산 14조 넘어서

IT기업의 약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2016년 자산 5조원을 넘겨 대기업집단이 됐던 카카오는 4년 만에 자산을 14조2000억원으로 불렸다. 인터넷전문은행, 스마트모빌리티 등 사업 투자로 계열사가 늘어난 덕분이다.

네이버, 넥슨, 넷마블 역시 자산이 각각 9조5000억원, 9조5000억원, 8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카카오, 네이버, 넥슨, 넷마블의 재계 순위는 각각 23위, 41위, 45위, 47위까지 올라섰다. 작년에는 32위, 45위, 47위, 57위였다.

예년과 달리 별다른 총수 변경은 없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긴 했지만, 공정위는 정몽구 회장의 지분율이 여전하는 등 그룹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이 있다고 보고 그대로 정몽구 회장을 총수로 지정했다.

◇5대그룹 쏠림현상은 오히려 완화


5대그룹에 대한 쏠림현상은 오히려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그룹이 64개 기업집단에서 차지하는 자산, 매출액, 당기순이익은 각각 52.5%, 55.7%, 68.5% 였다. 이는 전년 54.0%, 57.1%, 72.2%보다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석유화학, 반도체 업종이 예년에 비해 매출이 줄어든 데다, IT기업들의 약진에 따라 5대그룹의 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정진욱 기업집단국장은 “5대 그룹 쏠림현상이 올해 완화되긴 했지만 일시적인지 추세로 굳어질지는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아직까지 시장의 감시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닌 만큼 상위집단을 중심으로 감시체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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