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업정지 조치는 작년과는 달리 사전에 대상 저축은행 정보가 새나가면서 금융당국이 더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주말 007작전을 방불케하면서 퇴출명단 결정을 위한 경영평가위원회와 임시 금융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영업정지 대상을 확정했다.
금감원은 미리 4~5곳의 경평위 장소를 물색해놓은 뒤 최종적으로 경기도에 있는 한 연수원에서 경평위를 개최했다. 경평위 참석자들을 현장으로 직접 부르지 않고, 금감원의 통의동 연수원으로 소집한 뒤 함께 이동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에 대한 소문이 확산된 상태여서 최대한 신속하게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담당자들은 어젯밤 사무실에서 밤을 새면서 관련자료들을 작성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구조조정 명단에 오른 4개 저축은행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퇴출명단이 대부분 알려졌다.
그러면서 시장과 예금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우선 주식시장에 상장된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들이 이니셜로 보도되면서 이니셜이 같은 저축은행들 역시 문의전화와 예금인출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의 대주주들은 막판까지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국저축은행은 경평위 당일인 4일 계열사인 영남저축은행 매각 사실을 공시했고, 이통천 한국저축은행 대표는 영업점을 찾아 "자구노력을 열심히 한 만큼 절대로 죽지 않는다"면서 고객들을 안심시켰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외자유치 계획을 제시하고, 다른 한편으론 금감원의 퇴출기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황반전을 모색했다.
반면 미래저축은행의 경우 일찌감치 포기한 경우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지난 3일 영업마감 후 우리은행 입출식 계좌에 들어있던 회삿돈 200억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현장에서 체포되면서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