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아이디어는 고객으로부터"…아마존 1위 등극 비결

김용철 티르티르 대표 인터뷰
세계 뷰티시장 고객 반응 매일 토론
"피드백 중요시한 소통 노력, 성공 기반"
상반기 매출 80% 해외서 거둬
"리브랜딩 통해 티르티르만의 차별성 만들 것"…미·일 이어 인니·대만 등도 공략
  • 등록 2024-09-10 오전 6:05:00

    수정 2024-09-10 오전 6:05: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어머나, 말도 안 돼! 이건 말 그대로 내 피부색이야. 이거라면 컨실러도 필요 없을 것 같아.”

지난 5월 흑인 뷰티 크리에이터 ‘미스달시’가 올린 쇼츠(짧은 영상)가 각종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에서 가장 어둡다는 파운데이션 쿠션이 자신의 피부색과 크게 차이 난다고 지적하자 ‘티르티르’(TIRITR)에서 20여 가지 파운데이션 쿠션을 보냈고 이 가운데 자신의 피부색과 어울리는 제품을 찾으면서다.

해당 영상이 소위 대박이 나면서 티르티르의 ‘마스크 핏 레드쿠션’은 미국 아마존 파운데이션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티르티르를 이끄는 김용철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티르티르 본사와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달시와 같은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려는 소통 노력이 성공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티르티르 본사 1층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티르티르 로고 앞에 선 김용철 티르티르 대표. (사진=경계영 기자)
김 대표는 “핵심적이고 좋은 아이디어는 항상 고객이 가르쳐준다”고 강조했다. 티르티르가 취합한 고객 반응을 두고 매일 한 번씩 토론하는 이유다. 그가 말하는 고객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 기업간거래(B2B) 업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업체 등이 포함된다. 데이터 수집 도구를 활용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SNS 등에서의 반응도 모은다.

이런 과정을 거쳐 티르티르에선 마스크를 써도 묻어나지 않는 마스크 핏 레드 쿠션, 무거운 제형을 싫어하는 미국인을 위한 밀크 스킨 토너·세라믹 크림 라이트, 작은 크기의 가방을 선호하는 일본인을 위한 미니 쿠션 파운데이션 등 인기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티르티르는 세계 화장품 시장 1·3위인 미국과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세계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조선미녀’를 영미권에서 비중 있는 K뷰티 브랜드로 키워낸 구다이글로벌이 최대주주로 합류하면서 구다이글로벌의 성공 경험과도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 역시 쇼핑몰 솔루션 ‘카페24’ 창립 멤버로 수많은 스타트업의 성공을 지켜보고 이를 지원해온 경험이 풍부하다.

현재 티르티르는 리브랜딩 작업에 착수했다. 김 대표는 “제품 디자인이나 기업 정체성(CI)을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티르티르만의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찾고 거기서 파생시킬 수 있는 제품군에 집중해 차별성을 만들고자 한다. 색조·기초 화장품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르티르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1208억원) 중 국내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매출의 약 80%가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나온다. 본사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도 외국인 매출액 비중이 올해 8월까지 87%에 달했고 특히 쿠션 파운데이션 색상이 30가지로 늘어난 6월엔 영미권 고객 방문수가 1월에 비해 16배 급증했다. 인도네시아에선 정식 수출을 시작했고 대만에서도 지난달부터 ‘왓슨스’ 매장에서 판매를 개시했다.

김 대표는 “인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와 영국·프랑스 등 유럽, 미주 등의 업체가 정말 많이 찾아오면서 주문량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부 국가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마치는 대로 세계로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확대되면 숫자(실적)가 말도 안 되게 바뀌는, 또 다른 경험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뷰티 크리에이터 ‘달시’가 자신의 유튜브에 올린, 티르티르 관련 쇼츠 일부. 한 달 전엔 가장 어둡다는 파운데이션 쿠션 색상도 자신의 피부 색에 비해 너무 밝았지만(왼쪽) 티르티르가 새로 개발한 파운데이션 쿠션 색상은 자신의 피부 색에 잘 맞는 모습(오른쪽)이었다. (사진=유튜브 ‘미스 달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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