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 지옥 속 실명에 탈장까지…20년간 눈감아 준 부산시[댕냥구조대]

20년간 건축법·동물보호법·수의사법·마약류관리법 위반한
불법번식장 눈감아 준 부산시 강서구청
180마리 제보받아 구조해보니 ‘600마리’
“불법안락사 추정 ‘마취제·약제’ 다수 발견”
“암모니아 냄새 진동한 구조 현장…실명에 탈장까지
  • 등록 2024-10-19 오전 8:00:00

    수정 2024-10-20 오전 11:23:38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부산 강서구의 낙동강변에서 무려 20년이 넘게 불법으로 대규모 불법 동물생산업을 영위하며 동물을 집단 학대해 온 번식업자가 적발됐습니다.

부산 강서구의 낙동강변의 불법개번식장 모습(사진=루시의 친구들)
루시의 친구들(22개 동물단체 연합)은 무려 600여 마리의 종모견을 불법적으로 번식시키며 대규모로 동물을 번식,학대해 온 업자로부터 총 570마리의 동물을 분담 구조를 완료했으며, 현재 23마리의 추가 구조를 위해 주변의 연대와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20년간 각종 불법에도 지자체 ‘방관’

단체들은 최초 해당 번식장 규모를 180여 마리 규모로 제보받았으나 10시간이 넘게 이뤄진 현장 구호 활동에서 발견된 개들의 총 수는 무려 3배가 넘는 600여 마리에 이르렀습니다.

루시의 친구들은 “이 업자의 불법 번식장의 완전 폐쇄는 물론 인근 김해에 눈속임을 위해 허가받은 소규모 번식장 허가의 완전 취소로 해당 업자가 다시는 번식장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공동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번식장은 지자체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은 채 아예 불법으로 번식업을 영위했음은 물론 4단으로 케이지를 쌓아 올리는 등 모든 시설과 50마리당 1인의 인력 배치등 인력 기준을 전부 위반했다”며 “출산을 앞둔 어미견이나 새끼를 낳은 동물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 같은 건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동물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와도 같은 번식장에 구석구석에 갇혀 있어 이를 찾아내기가 어려울 정도였으며, 환경은 극도로 열악하여 재래식 화장실보다 더한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했다”고 구조 당시 현장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또한 구조된 동물들은 심각한 치아질환은 물론, 안구질환, 피부병은, 탈장, 심지어 실명, 기립 불능의 상태의 개들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부산 강서구의 낙동강변에 위치한 불법 번식장에선 불법 안락사로 추정되는 관련 약물이 현장에서 다수 발견 되었다.(사진=루시와 친구들)
단체들은 해당 업자의 동물학대와 불법 영업 행위에 대한 강력한 법적 조치는 물론 그동안 건축법 위반 등 여러차례 지자체의 행정 점검과 이행강제금 부여가 이뤄져왔음에도 개들이 600여 마리로 늘어날 때까지 동물보호법 상 반려동물 번식업 규정 관련해 단 한번도 고발이나 행정조치가 되지 않았던 지자체의 행정 태만에 대해서도 질타하며 고발을 포함한 지자체에 대한 강력한 항의조치도 예고했습니다.

또한 당일 현장에서 불법안락사를 추정케하는 마취제와 안락사 약제까지 발견됨에 따라 동물보호법 위반은 물론 수의사법과 마약류관리법 등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를 의뢰할 방침입니다.
불법번식장에서 안구 질환으로 실명된 채 방치된 개의 모습(사진=루시의 친구들)
◇편법으로 번식장 ‘신분세탁’해 경매장 넘겨

해당 번식업자는 지난 2018년까지 20여 년간 불법 교배 번식한 개들은 경매장에 출하해 왔습니다. 하지만 2018년 번식장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된 이후로 좀 더 기준이 엄격해지자 인근 김해에 소규모 번식장으로 허가를 낸 후 이 소규모 번식장을 신분세탁소로 활용했습니다.

김해의 소규모 번식장 규모의 30배가 넘는 별도의 불법 번식장을 운영하면서 여기서 생산된 개들을 신분 세탁해 김해 소재 경매장인 ‘코카 갤러리’로 팔아넘겨 온 것으로 현장 조사 결과 밝혀진 것입니다.

‘코카 갤러리’는 반려동물협회 소속의 경매장입니다. 반려동물협회 소속 경매장이라고 동물 복지를 고려한 곳은 전혀 아닙니다. 이 코카 갤러리 경매장은 이미 불법 번식장 생산 개들의 신분세탁에 주로 활용되는 곳으로 많은 보도를 통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지난해 반려동물협회 소속 경매장 업주 한 사람이 교수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면되기도 했습니다.

부산 강서구의 낙동강변의 불법개번식장 모습(사진=루시의 친구들)
이런 환경에서 구조된 개들 575 마리 중에서 다수의 개들이 임신 말기로 추정되고 질병 이환 개체가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심각한 상황에서 부산 강서구는 피학대견을 구호할 어떤 대책도 내 놓지 못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조된 개들 20마리에 대해 검진을 진행한 결과 치명적인 전염성 질환인 파보 장염 이환견 1마리와 임신견 4마리(임신율 20%)가 발견되었고 심장질환이 있는 개 1마리도 검출되었습니다. 또 슬개골 탈구 등 근골격계 이상이 발견된 개는 20마리 중 무려 18마리에 이르렀습니다.

부산 강서구의 낙동강변의 불법개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를 구조자들이 살피고 있다. (사진=루시의 친구들)
번식장과 같은 동물생산업은 지난 2008년 제도권 내로 규제 관리가 들어와지만 지금까지 번식장의 동물학대는 나아진 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이번 번식장 실태 폭로와 구조를 단행한 동물단체 연합 루시의 친구들 관계자들은 “ 2008년부터 강아지 공장의 동물학대를 규제하겠다뎌 시행한 정부의 법개정과 제도 개선은 이미 그 한계가 드러났고 효과성이 의심된다. 따라서 경매장을 즉각 없애고 반려동물 소비자가 보호소 입양을 우선함은 물론 설사 동물을 매매하더라도 양심적으로 소수의 종모견만을 키우는 브리더를 통해 직접 소비행위를 할 수 있도록 법 제도 개선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난 회기때 안타깝게 자동 폐기된 한국 루시법(더민주 위성곤 의원 대표 발의)의 재발의와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부산 강서구의 낙동강변의 불법개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를 구조자들이 살피고 있다. (사진=루시의 친구들)


야간까지 구조 작업을 진행한 루시와 친구들(사진=루시와 친구들)
루시의 친구들은 “한국형 루시법은, 개식용 종식 이후 한국 반려동물 문화의 향상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법안으로, 전혀 급진적이지 않음은 물론 그 제정과 시행이 매우 시급하다”며 “더 많은 시민분들의 동참으로 반드시 2025년에는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구조에 참여한 루시의 친구들 동물단체로는 ‘너와함개냥, 동물권자유너와,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댕댕이꽃쉼터, 도로시지켜줄개, 애니밴드, 엔젤프로젝트, 위액트, 유엄빠, 코리안독스, 코카프렌즈, 티비티레스큐, 퍼그레스큐오브코리아, 함께할개사랑할개, 행복한유기견세상, CRK, LCKD, KK9 외 개인 구조자 2인’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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