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무릎이 시큰시큰, 붓고 물 차는 이유는?

허재원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 등록 2024-09-05 오전 6:50:14

    수정 2024-09-05 오전 6:50:14

[허재원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주부 이 씨(57세, 여) 시큰거리는 통증과 부종으로 무릎을 제대로 펴기가 힘들어 병원을 찾았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 음식 준비에 분주했던 터라 더 심난한 마음이었다. 퉁퉁 부어 오른 무릎에 걸을 때면 절뚝여야 했고, 만지면 물컹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걷지를 못하니 일상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졌고, 치료가 길어질까 걱정스러웠다. 진단 결과 활액막염으로, 다행히 소염제와 주사를 통해 치료하면서 경과를 지켜보자는 소견이었다.

허재원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활액막이란 무릎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의 내부에 있는 구조물로, 정상적으로는 활액이라는 일종의 윤활유를 분비해 관절 연골의 움직임을 돕고 충격 완화에 도움을 준다. 활액은 무릎 뼈의 마모와 충격을 줄이는 윤활유 역할과 함께 관절 연골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연골 혹은 연골판 등의 손상, 통풍, 관절내 감염 등의 발생과 같은 병적인 상황에서 활액이 증가하게 되는데, 그것을 우리는 흔히 ‘무릎에 물이 찼다’고 표현한다.

무릎에 물이 차게 되면 관절막에 자극이 발생하고, 관절내 염증성 매개체들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무릎에 통증이 생겨 걷는 게 불편해진다. 특히 이렇게 물이 차고, 관절내 염증 반응이 심한 상태로 생활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연골이 빨리 닳게 되어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무릎에 물이 찼다고 느껴지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증상이 경미하고 관절 삼출액 양이 적다면 소염제 복용 등으로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물을 빼줘야 할 정도라면 주사기로 관절액을 제거하는 치료와 연골 윤활제 역할을 하는 히알루론산 주사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관절액을 제거해도 반복해서 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반복된다면 근본 원인을 찾고 이에 대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중년층, 특히 가사 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들의 경우 작은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생기는 연골 손상 및 이로 인한 자극 증상으로 활액막염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활액막염이 자주 재발되거나 만성화되어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면 관절 내시경을 통한 세척술을 시행할 수 있다. 관절내시경을 통해 관절 내에 불순물을 제거하고 무릎 관절 내부를 정돈해 주는 치료로 증상 개선은 물론 관절염의 급격한 진행 역시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무릎 관절염이 있을 때도 붓고 무릎 통증이 생긴다. 퇴행성 변화로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 2차적으로 연골판, 인대 등의 다른 관절내 구조물의 손상을 유발하여 관절염의 진행을 급격히 진행시키고, 염증성 반응들을 유발한다. 이때 염증으로 인해 활액이 과다 분비되면서 무릎에 부종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외상에 의해 무릎 내 구조물(반월상 연골판, 십자인대 등)에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 활액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무릎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무릎에 부종이나 통증 등이 지속되거나 불안정한 느낌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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