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에 옷 젖은’ 카카오, 멀어지는 코스닥 대장주 꿈

실적 우려, 오너 리스크… 시총 반년새 최저
셀트리온과 1.4조 차, 3분기 이후 반등 기대
  • 등록 2015-10-18 오후 12:00:00

    수정 2015-10-18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카카오(035720)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경쟁에서 어느덧 저만치 뒤로 멀어졌다. 이달 초까지도 셀트리온(068270)과 대장주 자리를 다퉜지만 최근 주가가 약세를 이어간 탓이다. 3분기 실적 악화와 오너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사명 변경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6일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0.78% 떨어진 11만5100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6월 11일(11만45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달 2일 13만원까지 오른 후 하루를 제외하고는 내리 하락했다. 낙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이달 들어서만 시총이 7000억원 이상 날아갔다. 16일 종가 기준 시총은 6조9077억원이다. 4월 20일(약 6조8821억원) 이후 반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8조원을 넘었던 8월말과 비교하면 두달도 안돼 1조1000억원 가량이 빠졌다.

셀트리온과의 시총 1위 경쟁도 김이 빠진 모양새다. 8월 당시 셀트리온 주가 하락으로 7조원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었지만 지금은 차이가 크게 벌어져서다. 이달 1일 카카오 시총이 155억원 근소하게 앞선 것이 마지막이다. 보름이 지난 16일 현재 셀트리온 시총은 카카오보다 1조원 이상 많은 7조9987억원이다.

회사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이즈에프엔 조사를 보면 회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7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08억원)보다 73%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7~8월 카카오게임의 부진이 이어졌고 카카오오더나 타임쿠폰 같은 신규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사업이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신사업 불확실성도 반영됐다.

여기에 경찰이 최대주주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해외 도박을 확인 중이라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투자자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35세 CEO’ 임지훈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카카오로 사명 변경을 확정, 새출발을 알렸음에도 투자자 반응은 냉담하다. 사명을 바꾸고 변경상장한 첫날인 13일에도 회사 주가는 하락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게임 시장 내에서 예전 수준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신규 사업 매출의 상당부분을 이미 수익 추정에 반영했는데 서비스 출시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3분기 실적 발표시점이 지나면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체됐던 신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 매출에 기여하게 되면 실적 개선도 노려볼만하다는 것이다.

올 초 출시해 흥행했던 카카오택시의 수익화가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20일께 고급 카카오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내놓을 예정이다. 실적 부진이 주된 이유였던 카카오 게임 트래픽이 지난달부터 늘어 매출 회복도 점쳐지고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외 우버의 경우 카카오택시 블랙과 비슷한 우버 블랙이 30% 이상 매출을 내고 있다”며 “최근 주가가 하락했지만 실적 반영이 끝나면 악재가 희석될 것이고 수익모델이 성과를 낼 경우 긍정적 흐름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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