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 등 유방암 환자에 침술 권하는 이유

2024 국제 침술협의회 학술대회서 성과 공유
암치료 시 침술 효과 '톡톡' 국제적 인정 확산
  • 등록 2024-09-29 오후 1:03:16

    수정 2024-09-29 오후 1:03:16

[제주=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항암 치료 중인 유방암 환자에게 침 치료를 권할 수 있다. 침 치료를 통해 항암치료를 오래 받을 수 있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다.”

29일 제주에서 열린 ‘2024 국제침술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ICMART) 학술대회’에서 만난 카린 스토커트(Karin Stockert) 의학박사(ICMART 이사)는 미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침술이 이같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린 스토커트 오스트리아 의학박사. (사진=이지현 기자)
ICMART는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설립된 비영리 국제학술단체로 현재 약 80개의 회원 단체 및 3만 5000명의 의사가 가입됐다. 주로 유럽 각국을 순회하며 침술에 관심이 있는 의사들이 통합 의료의 미래와 침술의 융합을 고민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아시아, 그것도 한국에서 개최됐다. 지난해 네덜란드에 300여명이 참석했던 것과 달리 이번 한국에는 36개국 1100명이 등록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이날 암 치료에 침술의 활용사례가 소개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줄리 브루스 영국 워릭대 임상시험 교수는 현장 강의를 통해 유방암 수술 후 통증관리에 침술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유방암 환자들은 항호르몬 치료제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복용하는데, 부작용으로 관절통이 유발된다. 침술은 이런 관절통 치료에 도움된다는 연구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며 미국 등 여러국가에서 암 치료에 침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카린 박사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출산 시 진통시간 줄이기 위해 침 치료를 사용하거나 생리불순, 자궁근종, 난소낭종에도 한약 치료와 겸해 침 치료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침술의 역사는 100~200년 안팎이다. 주로 통증완화를 위해 사용되지만 비통증분야로도 영역이 확산하는 추세다. 이날 연사로 참석한 마이크 커밍스(Mike Cummings) 영국 영국침술학회 이사는 “(영국에서) 절대적으로 침술을 많이 활용하는 곳이 통증분야지만 두 번째가 우울증 분야”라며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불면증 치료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상황에 양방 의사들의 침 치료 관련 교육이 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작은 대학 중심으로 한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마크마틴(Mark Martin) 차기 프랑스 차기 이크마트 회장은 “30년이나 된 대학에서 3년 과정으로 한의학을 배우는 코스를 개설했다”며 “침술에 대한 근거가 쌓이니 이런 과정 생기는 것이다. 많은 대학에서도 한의학을 가르칠 거라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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