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7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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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 통화는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요청하며 이뤄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오전 11시부터 30분 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심도있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간 통화는 지난 5월 7일 이후 7개월여 만이다.
특히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북미간에는 최근 연말 시한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에 미국도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맞대응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기 전인 2017년 수준의 ‘말폭탄’이 재현되는 등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과 방사포 발사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은 로켓을 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그를 로켓맨이라 부른다”며 “원하지는 않지만 필요하면 북한에 무력을 쓸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북한도 연일 강도높은 담화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며칠 전 나토 수뇌자 회의(정상회의) 기간 등장한 대조선(대북)무력 사용이라는 표현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우리가 더욱 더 기분 나쁜 것은 공화국 최고 존엄에 대해 정중성을 잃고 감히 비유법을 망탕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상은 그러면서 “의도적으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녕(망령)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타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북미 긴장이 최고조였을 때 등장했던 ‘로켓맨’과 ‘늙다리’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 통화에서 양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양 성장은 당분간 한미 정상간 협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통화하자는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