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프라 시장 엄청난 잠재력”
지난 18일 서울 강남 파이낸스빌딩에 있는 삼정KPMG에서 만난 김효진 상무(사진)는 “남북 경협과 관련해 최우선 순위는 인프라 투자다. 잠재적 가능성이 엄청나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김 상무는 2000년부터 약 20년간 한우물만 판 인프라 투자업계 전문가다. 국내외 도로나 철도 항만, 신재생에너지, 병원, 학교 같은 인프라 투자와 리파이낸싱(refinancing) 분야의 사업성 평가, 자문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서 인프라투자를 오랜 기간 담당하다 지난해 9월 삼정KPMG 인프라자문팀 리더로 영입됐다.
그는 남북 인프라 경협은 우리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북한과 이어진 중국과 러시아 시장까지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북한을 개발하면 배후 권역인 중국 동북 3성에 1억명 이상의 인구가 있다. 이 지역은 중국에서도 낙후돼 앞으로 개발수요가 많은 곳”이라면서 “러시아 극동지역도 인구는 적어도 에너지가 많은 지역”이라고 했다.
다만 남북경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북한의 비핵화 일정이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베트남도 1986년 경제개혁정책인 ‘도이모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는데 외국 자본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경제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미국과 수교 이후로 약 10년이 걸렸다.
국내 기업 차분히 준비‥선진국 인프라투자 쏠림 유의
김 상무는 “한국과 북한, 미국의 대화 분위기 속에서 국내 기업의 특강 요청이 많다”면서 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3~4년 전 만해도 대북 사업 태스크포스(TF) 팀을 유지하다 분위기가 좋지 않아 흐지부지됐는데, 지금은 다시 TF를 가동하며 본격적인 경협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기업들이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경협 기대감이 반씩 뒤섞인 상태”라면서 “차분하게 준비하고 대응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상무는 인프라 투자시장이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간 안정적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성숙기에 진입해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국내 시장은 태양광, 풍력, 바이오 같은 신재생 에너지나 병원이나 학교 같은 사회 인프라로 영역이 넓어지고 세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상무는 “북한 시장이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고, 다른 선진국처럼 유지보수와 개보수 시장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연기금, 보험사들은 해외 대형 연기금이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보유한 인프라시설의 후순위 또는 지분 매각에 관심이 많다”면서도 “국내 금융기관 간의 경쟁이나 일부 특정지역이나 자산에 대한 쏠림현상이 있고 선진국을 제외한 동남아나 개도국 투자가 미진한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진 상무는
△서강대 경영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00년 한국기업평가(사업가치평가본부 인프라팀) △2017년 10월 삼정KPMG 인프라자문팀 리더 △국내외 인프라 사업(도로, 철도, 항만, 발전, 신재생(태양광, 바이오매스, 풍력, 연료전지, ESS 등), 사회 인프라(병원, 학교) 사업의 투자 및 리파이낸싱(Refinancing)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