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지분매각 불발..현대차그룹 신뢰 또 시험대

  • 등록 2015-01-13 오전 8:52:11

    수정 2015-01-13 오전 11:48:26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무산된 데에는 물량 부담도 있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심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고가 낙찰 때와 마찬가지로 의사결정구조나 투자자와의 신뢰문제에 대한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전일 장 마감 직후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비스 지분 13.4%를 블록딜로 매각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시작했다.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인 30만원 대비 7.5~12% 할인된 26만4000원에서 27만7500원 사이로 제시됐다. 사실 할인 수준은 나쁘지 않았다는 게 업계 평가였다.

하지만 결국 매각은 불발됐다. 현대차그룹은 블록딜 물량이 방대하고 일부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블록딜 물량의 총 매각규모는 1조3252억원에서 1조3930억원 수준이다. 적지 않은 규모인 것은 맞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수요예측에 참여한 비율이 60~70%에 불과했고 국내 기관투자자들 참여율은 더 낮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간외거래에서 글로비스가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등 주가하락이 불 보듯 뻔한데 매수할 매력이 별로 없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향후 추가 매각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기관투자자들을 망설이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지분을 매각하면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로 낮아지는데 그것 역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물량 아니냐는 인식도 있다”며 “때문에 지금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자들과의 소통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오너 일가의 지분을 대거 내다팔면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대규모 물량을 팔면서 별다른 설명도 없이 기관투자자들에게 넘기려고 한 것 자체가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이유”라며 “작년 9월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를 10조5000억원에 낙찰받았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정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내다 팔면서 현대차 시가총액은 한 달 반 새 14조8000억원 가량 날아가기도 했다.

이번에도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지분율을 30% 이하로 낮춰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고만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초석라고 분석하며 각종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게다가 오너 일가가 글로비스 블록딜 이후 잔여 주식을 계속 들고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도 약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최근 주주친화정책을 제시했지만 충분한 설명과 주주 설득 노력이 없다면 이같은 디스카운트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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