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바람, 에어컨에 담으려고.." LG電 '이색 체험 R&D'

LG전자 HA사업본부 소속 연구원들
에어컨서 숲속바람 기능과 모기퇴치 주파수 구현
  • 등록 2011-05-13 오전 8:44:12

    수정 2011-05-13 오전 8:44:12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숲속 바람에 최대한 가까운 바람을 에어컨에서 구현하기 위해 저희 연구원들이 설악산에 수 백번 올라다닌 것 같습니다. 20Kg가 넘는 장비를 메고 말이죠."

최근 만난 LG전자(066570)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에어컨사업부 RAC연구소 김성동 소장의 말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2011년 입체 냉방 에어컨 신제품을 내놨다. 수영선수 박태환과 체조선수 손연재가 이 제품 광고모델로 활약 중이기도 하다.   제품의 중요 특징이 있다면 숲속모드가 처음 채택됐다는 점이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이지만 자연 바람에 최대한 가깝도록 만들었다는 것.

이를 위해 100여명의 LG전자 연구원들이 지난 2003년부터 설악산을 1달에 평균 1~2차례 올라다녔다. 바람의 속도와 세기, 주기, 주파수를 면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했다. 자연 바람을 구현하기 위해선 자연 바람을 먼저 알아야했기 때문이다.

무거운 장비를 직접 메고 설악산 구석구석 다니다 보니 설악산에 훤해지고, 체력도 좋아졌다. 설악산 인근에서 텐트를 치고 몇 일동안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다. 잘 씻지 못하다 보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관리소 직원들을 찾아가 양해와 부탁을 수십 차례 구하는 일도 익숙한 일상이 됐다. 

10년 가까이 씨름한 끝에 이들은 숲속 바람과 가까운 자연풍을 구현해냈다. 설악산 구상나무향도 에어컨에 접목시켰다. 경희대학교 박경모 교수팀과 세계 최초 자기공명영상을 활용한 뇌과학 분석으로 쾌적성을 입증해냈다.  
                                                 

모기가 싫어하는 주파수를 찾아내기 위해 직접 모기의 밥(?)이 되길 자처한 연구원들도 있다. LG전자 일부 에어컨에 장착된 모기 퇴치 기능은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

작년 LG전자 연구원들은 인도네시아 보고르대학 농생물연구소에서 댕기모기들에 둘러싸여 모기 넉다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원들의 몸에 수백마리의 모기가 달라붙은 건 당연한 일. 몇 날 며칠 밤늦도록 모기에 뜯기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했다.

마침내 뎅기모기 퇴치에 유효한 주파수를 찾아냈고, 9개국 국제 특허와 함께 업계 처음으로 모기퇴치 에어컨을 내놓는 쾌거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에선 빅 히트제품으로 등극할 정도였다. 모기에 물리면서 건강까지 위협받았지만 우수한 기술을 만들겠다는 도전정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HA사업본부 세탁기사업부 연구원들은 전 세계 대부분의 수돗물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물에 따라 세탁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물에 대한 조사는 필수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 최고 및 최초의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엔지니어의 자존심을 걸고 몰두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에피소드가 많이 벌어진다"며 "치열한 승부정신과 책임감이 없으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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