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서 독립… IMF 파고 넘어 승승장구
현대시멘트는 1969년 12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동생인 고 정순영 명예회장이 현대건설(000720)로부터 시멘트사업부를 떼어내 독립했다. 1987년 아들인 정몽선 전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아 30여년간 경영을 총괄했다. 이후 아들인 정몽선 전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는다.
1980년대 초반 5000원선이던 주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3분기 무렵 3만원대까지 오른다. 1990년대 초반 ‘200만호 건설’ 프로젝트로 수도권 1기 신도시가 세워지는 등 건설경기가 호황을 타면서 시멘트 수요가 급증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비슷한 시기 잇따라 공장을 준공하며 시멘트 생산량을 늘린다. 하지만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으면서 건설을 비롯한 내수경기 침체 우려가 번졌다. 1997년 6294만t이었던 시멘트 수요는 1998년 4744만t, 1999년 4972만t 수준으로 줄어든다. 같은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20% 가량 감소하는 등 실적도 부침을 겪으며 2001년 들어 주가는 3000원선까지 미끄러진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 들어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2기 신도시의 착공으로 건설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다. 2007년 들어 주가는 5만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다.
2000년대 주가 고공 비결은 전방산업 호황과 함께 사업 다각화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1999년말 성우종합레저산업 흡수합병을 통해 레저사업본부와 여행사업부 신설하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 것이다. 국내 경제의 성장과 레저문화 확산으로 기대감도 컸다. 2000년 237억원이었던 리조트수입은 2007년 462억원으로 두배 가량 성장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성우종합건설도 자회사로 두면서 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듯 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주택경기가 고꾸라져 시멘트 수요는 다시 감소하면서 주력사업도 부진을 겪는다. 2000년 약 5만6200원이던 시멘트가격(t당)은 2008년 5만5400원으로 오히려 떨어졌지만 주요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은 같은기간 5만1400원에서 18만9700원으로 급등했다. 수진타산 자체가 맞지 않게 된 것이다. 업계 1위 쌍용양회를 비롯해 한라시멘트 등 시멘트 업체들이 줄줄이 무너지던 시기도 이때부터다.
여기에 성우종합건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파산으로 2010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된다. 당시 9000억원대 채무보증을 섰던 현대시멘트도 함께 워크아웃에 돌입한다. 2011년 레저사업부문을 양도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지만 2013년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하고 2014년 성우종합건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다. 5만원을 넘던 주가는 잇단 악재를 거치면서 2014년 3000원대로 떨어진다. 다시 13년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써야 할 작년에는 채권단 무상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던 정몽선 전 회장이 전·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경영권 분쟁이 심화된다. 급기야 거래소는 지난해 9월23일 상장적격성을 심사하기 위해 매매거래를 정지하기에 이른다.
특히 4월 하림그룹 계열인 엔에스쇼핑이 양재 파이시티를 인수하면서 매각의 최대 걸림돌도 제거된 상태다. 채권단은 이르면 내달 자문사를 선정해 매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장점유율 10%선으로 동종업계가 인수 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고 영업이익률이 10%가 넘어 사모펀드(PEF)에게도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업황 호조로 시멘트 업체에 관심이 높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아파트 착공물량이 몰려 시멘트 출하량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시멘트 담합에 따른 과징금 이슈가 부담이긴 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급 여건이 계속되면 업황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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