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로 모은 전 재산 기부한 할머니…홀로 세상 떠났다[따전소]

  • 등록 2024-04-06 오후 1:22:49

    수정 2024-04-06 오후 5:10:59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가사도우미 등을 하며 어렵게 모은 전 재산 5000여만 원을 기부한 80대 할머니가 가족 없이 요양병원에서 쓸쓸하게 홀로 생을 마감했다.

(사진=부산 북구 제공)
6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만덕동 한 요양병원에서 권옥선(86) 할머니가 숨졌다.

권 할머니는 지난 2월 전 재산이 담긴 적금 통장 2개를 해지해 5000만 원을 부산 북구에 기부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가사도우미 등으로 일하며 이 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다.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며 느꼈던 서러움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느끼지 않도록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위해 써달라며 기부를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할머니는 구청 직원에게 “세상 떠날 때는 다 나누고 가는 게 도리”라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부 후 급격히 쇠약해진 할머니는 지난 2월 요양병원에 입소했다. 이후 코로나19 등의 확진 판정을 받으며 호흡곤란과 심부전 등을 겪다가 지난 1일 세상을 떠났다.

자녀 등 연고자가 없는 시신이었던 탓에 북구청이 지역의 한 장례식장을 빌려 공영장례로 할머니를 모셨다.

북구 관계자는 “살아생전에는 고독한 삶을 사셨으나, 나눔을 실천하며 보여주신 온기는 우리 사회에 오래 남아 기억될 것 같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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