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 이갈이 방지 기성품 '마우스피스' 사용 신중해야

셀프진단 후 마우스피스 사용, 오히려 수면에 악영향 미쳐
  • 등록 2023-11-08 오전 8:07:35

    수정 2023-11-08 오전 8:07:3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이갈이는 코골이와 함께 대표적인 수면장애다. 이를 갈거나 악물 때 생기는 자극과 통증은 수면 질 저하의 원인이 되어 낮 시간의 피로도 증가와 집중력 감소로 이어진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는 “이갈이는 뇌파 각성에 의한 수면장애로 추정되는데, 대부분 수면 중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하나의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단순 치과적 문제뿐 아니라 수면 중 호흡행태, 수면자세, 체내 철분수치, 심리적 문제 등 원인이 다양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전문적 진료와 검사로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무분별한 기성품 사용 자제해야

이갈이 유병률은 연령 증가에 따라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어린이 17%, 청소년 15%, 중년 8%, 노년층에서는 3%정도로 연령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상이 나아진다. 다만, 예방이 어렵고 치료 후에도 재발이 흔하며 잦은 이갈이는 저작기능 이상, 치아 구조적 문제 등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연희 교수는 “치과에서는 정기적인 진료와 더불어 권장하는 것 중 하나가 구강 내 장치인 ‘스플린트’ 착용”이라며 “일시적 착용은 치아 건강에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지만, 치아와 잇몸을 감싸는 특징 때문에 2주 이상 착용 시에는 장치와 구강상태에 대한 전문 의료진의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갈이로 불편함이 없고 2차적 합병증이나 부작용, 후유증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갈이 행위 자체만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기성품 마우스피스를 사용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복합적인 원인 확인이 먼저

진료와 검사를 토대로 개인별 맞춤화돼 제공되는 스플린트와 달리, 시중에는 이와 유사한 기성품, 일명 마우스피스를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임의로 구매해 착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의료진 체크 없이 장기간 사용 시 치아가 조이거나 시릴 수 있으며, 치아 위치이동에 따른 교합이상, 부정교합의 발생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착용 간 주의해야 한다.

이연희 교수는 “기성품인 마우스피스는 크기가 정해져 있어 자신의 치열에 맞게 조정하기가 어려운데 맞지 않은 신발이 잘 벗겨지는 것처럼, 마우스피스가 딱 맞지 않을 경우 수면 중 불편감에 잠이 깰 수 있다”며 “오히려 이갈이가 원인이 되어 수면패턴이 불규칙해지고 수면 중 호흡 리듬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이갈이 행위 자체만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성품 마우스피스 사용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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