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CIO 교체 바람…삼성생명·한투파로 갈리는 큰 손들

KIC·공무원연금·사학연금 등 삼성생명 출신들 CIO 선임
행공·군공·경공 CIO에는 한투파 출신
  • 등록 2019-09-12 오전 10:30:00

    수정 2019-09-12 오전 10:30:00

△사진설명:왼쪽부터 박대양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서원주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 이규홍 전 아센다스자산운용 대표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자본시장의 큰 손인 주요 연기금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이 줄줄이 교체되고 있다. 작년에는 양호한 자산운용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하는 분위기였으나 올해는 신규 선임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 출신들이 CIO 자리를 꿰차면서 대세로 부상했다.

공적 연기금 줄줄이 삼성생명 출신 선임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신임 자금운용단장(CIO)에 이규홍 전 아센다스자산운용 대표를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인사검증과 신원조사를 마친 후 이달 중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이 내정자는 삼성생명 운용역 출신이다. 1996년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삼성자산운용, 크레디리요네(CLSA)증권 애널리스트, SG증권 애널리스트, 동부자산운용 리서치팀장을 거쳐 2013~2017년 NH아문디자산운용 CIO를 지냈다. 지난해 말까지는 아센다스운용의 대표를 맡았다.

지난 5월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에 신규 선임된 서원주 단장도 삼성생명 출신이다. 서 단장은 1988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뉴욕법인, 싱가포르 법인 등 해외 지점에서 경험을 쌓았고 변액계정운용 부서장을 역임했다. 바로 전에는 PCA생명 CIO를 맡았다.

특히 서 단장과 이 내정자는 같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인 데다 삼성생명 출신으로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사학연금에서 전임 CIO를 맡았고 현재는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인 박대양 CIO도 삼성생명 출신이다. 박 CIO는 1987년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아이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 새마을금고연합회 투자전략팀장, 알리안츠생명보험 자금운용실장 등을 지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삼성생명 출신들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새로 선임된 인물들은 모두 베테랑인데다 공적 연기금들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설명:왼쪽부터 김재동 군인공제회 부이사장(CIO), 장동헌 행정공제회 사업이사(CIO), 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
공제회 CIO는 한투파

공제회 CIO 자리는 펀드매니저 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 출신들이 꿰차고 있다. 이들 대부분 재직 기간에 보여준 양호한 실적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장동헌 행정공제회 사업이사(CIO), 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 김재동 군인공제회 부이사장(CIO) 등은 국민투신과 함께 3투신으로 불리며 한국 펀드시장을 만들어낸 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 출신이다.

장동헌 CIO는 ‘장동헌 펀드’로 이름을 날렸던 스타 펀드매니저였다. 그는 1988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주식운용팀장을 지냈고 미국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대표 등을 거쳐 2015년부터 행정공제회 CIO를 맡고 있다.

장 CIO는 지난 3년간 업적을 토대로 내부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운용자산만 봐도 2015년 말 8조원에서 2016년 9조원, 2017년에는 11조원을 돌파하며 공제회 가운데 두 번째로 몸집을 키웠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자산규모가 13조원까지 불어났다.

이도윤 CIO도 1990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채권 운용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2005년부터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을 맡았다. 지난 2016년에는 경찰공제회 최초 외부 전문 CIO로 발탁됐다.

이 CIO는 경찰공제회 금융자산 수익률 향상뿐 아니라 내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도 도입과 조직 개편 등을 구상하고 있다.

김재동 CIO는 1998년 대한투자신탁 뉴욕사무소에 입사한 이후 제일투자신탁, 조흥투자신탁 등을 거쳤다. 2006년에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맡았고 군인공제회는 2015년부터 증권운용본부장으로 재직하다가 2017년에 CIO로 선출됐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공제회 CIO들이 펀드매니저 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투자신탁 출신들인 만큼 운용수익률 측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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