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맨해튼의 ‘미트패킹 디스트릭스’(Meatpacking District). 이곳이 과거 정육점 거리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판이 곳곳에 남아 있다. (사진=안승찬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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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뉴욕 맨해튼의 휘트니 미술관과 하이라인(High line) 공원 인근 지역을 뉴욕 사람들은 ‘미트패킹 디스트릭트(Meatpacking District)’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원래 고기를 포장해 팔던 정육점들이 즐비한 거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미트패킹’이란 이름만 남고 완전히 다른 곳으로 바뀌었다. 패션과 클럽, 카페 등으로 뉴욕의 젊은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이 됐다. 밤만 되면 클럽에서 파티를 즐기려는 젊은 뉴요커들로 북적인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한복판에 삼성전자의 첨단 마케팅센터가 22일(현지시간) 문을 열었다. 이 건물로 원래 2층짜리 정육점 건물이었지만, 그 위에 현대적인 느낌의 강철 프레임과 유리로 지은 4층 건물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원래 건물 이름이 ‘슈퍼시티 홀세일 미트 837’(837번가에 있는 도매 정육점)이라는 데서 착안해 아예 뉴욕 마케팅센터의 이름을 ‘837/NYC’라고 붙였다. (예전 간판이 그대로 붙어 있다)
| 뉴욕 맨해튼의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문을 연 삼성전자 마케팅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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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투자 금액에 대해 함구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이 건물의 1층은 1평방피트(약 0.09m²)당 500달러, 2층부터는 1평방피트당 120달러 정도의 임대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층 모두를 합쳐 총 1600평(약 5만7000평방피트)의 크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월 임대료만 대략 120억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맨해튼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답게 임대료도 상상초월이다.
삼성이 적지 않은 돈을 들이면서 굳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애플의 매장과 견줄만한 삼성만의 명소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깔렸다.
이곳 마케팅 센터의 내부 디자인과 프로그램을 총괄 지휘한 삼성전자 미주법인의 제크 오버터 제너럴매니저는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는 패션과 음악과 쇼핑, 카페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뉴욕에서 가장 멋진 거리”라며 “수많은 뉴요커들과 관광객들이 삼성 마케팅센터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마케팅센터 ‘837/NYC’의 허름해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처음부터 눈이 휘둥그레진다. 총 96개의 스크린을 한데 모아 만든 대형 스크린이 다양한 이미지가 쏟아진다. 주말에는 이곳에도 무료 영화도 상영한다.
| 뉴욕 맨해튼의 삼성 마케팅센터 ‘837/NYC’ 내부에 있는 대형 스크린. 총 96개의 스크린을 한데 모아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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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스크린 뒤에는 삼성 기어 VR과 4D VR 전용 의자가 놓여 있다. 방문객은 누구나 가상현실 콘텐츠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옆 갤러리엔 ‘소셜 갤럭시’란 방을 만들어놓았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설정하면, 동그란 터널 안에 자신이 포스팅한 이미지와 친구들의 코멘트가 몽환적으로 둘러싼다. 그야말로 자신의 ‘소셜 자아’와 처음 만나는 느낌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모든 디지털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아직 판매를 개시하지 않은 갤럭시S7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2층에는 프리미엄 서비스센터가 들어서 있다. 모든 삼성 제품에 대한 원스탑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제품 사용 컨설팅과 사용교육까지 1대1로 진행한다. 3층은 기업고객을 위한 브리핑 센터로, 4층부터 6층까지는 삼성 마케팅팀이 사용한다.
삼성전자(005930) 미주법인 관계자는 “마케팅센터 837/NYC에서는 뉴요커들이 언제든 모든 삼성 제품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맨해튼의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