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양심과 싸우는 제도 바꾸자"..총파업 출정식

"나하나 잊고 한국 의료제도 고민하자"
  • 등록 2014-01-11 오후 6:32:22

    수정 2014-01-11 오후 7:19:02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총파업을 얘기하는 것은 단순히 원격의료를 막아내고 영리병원을 저지하는 것 뿐만 아니다”라며 “전공의들이 환자에게 매번 거짓말을 하며 양심과 싸워야 하는 그런 제도를 바꾸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11일 오후 5시25분부터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협회본관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350여명의 전국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노 위원장은 “의료계 총파업에 정부, 청와대까지도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의사 파업이라 당연한 관심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왜곡된 근본적 의료계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료급여 정신과 환자들이 응급실에 올 경우 전공의가 하는 일은 그 환자에게 어떻게든 거짓말을 해서 입원이 필요없다고 돌려보내는 일이라는 편지를 받았다”며 “그 병원의 정책은 정신과 의료급여 환자를 어떤일이 있어도 입원시키지 못하도록 했고, 다른 병원도 다 똑같아 매일 양심과 싸워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모가 아이를 낳고 혼자 병원에 있다가 호흡마비가 왔지만, 30분뒤에야 발견돼 결국 식물인간이 된 의료사고도 있다”며 “결국 이런 의료환경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하루, 이시간 만큼은 나하나, 개인을 잊고, 대한민국의 의료보건제도와 후배 의사들, 환자를 위해 생각하고 판단하길 대표자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며 “대한민국의 의료미래, 많은 생명이 달린 문제로 오늘 하루가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노 위원장은 “관료가 보건의료 전문가의 목소리 무시하고, 잘못된 의료정책 펼칠 수 있지만, 저희가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며 “의사들이 건강의 전문가로서 국민으로부터 인정받고, 제대로 된 의료정책 영구히 펼칠 수 있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노환규 위원장의 인사말중 한 여성이 대회의실에 들어와 “노환규 탄핵”을 외치며 소동을 빚기도 했다. 자신을 ‘민초’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존대받고 싶으면 원격진료, 원격의료부터 제대로 정의하라”며 “(의사협회장) 선거를 다시 하자”고 소리쳤다.

이에 대해 노 위원장은 “장내 수백명의 의사회원들이 단 한명이라도 진정성 있게 외치면 집중하고 귀기울인다”며 “조금 전 목소리를 높인 유종오 선생님만큼 저희가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의 숙제, 현안에 대해 고민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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